영혼을 살찌우고 싶나요?

전통음악 <수제천>

십여 년 전, 문화대학원에서 재학 중일 때 기질 한국인론이라는 과목을 들었어요. 지도교수이셨던 고 강준혁 선생님은 전통음악 수제천을 들려주시며 “한국인의 기질은 대륙적인 기품과 호방함, 자유분방함과 함께 품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듯하다.”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들었던 수제천이란 음악이 얼마나 장중하고 멋스럽던지 지금 들어도 가슴이 벅차올라요.


조선시대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가 중국 영토의 많은 부분을 점령했으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질 속에는 분명히 대륙적인 성향이 강했을 거예요. 그러다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 영토는 좁아지고, 중국에서 전파된 유교문화에 영향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질도 변하기 시작하죠. 그것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즐겨 들었던 음악을 통해 짐작할 수 있는데, 그 당시 선비들이 즐겨 들었던 음악은 대부분 느리고 격조가 있으며 진중해요. 외부로 향하는 마음을 내면으로 집중하는 하게 해 정신을 바르게 하고 감정을 평화롭게 하죠. 이처럼 유교이념을 바탕으로 조선시대에서는 음악은 마음을 다스리는 하나의 도구였어요. 이런 흐름은 일본의 식민지배와 한국전쟁을 지나오면서 흔들리다가 산업화와 세계화 시대를 겪으며 미국 중심의 서구문화가 급격하게 유입되면서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처해지죠. 그렇다면 오늘날은 어떨까요? 음악은 마음을 다스리는 영혼의 도구일까요? 아니면 즐거움을 북돋는 오락의 도구일까요?


전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는 예천군의원들의 천박한 행동을 보면서 우리 선조들이 가졌던 음악에 대한 철학을 다시 생각해요. 음악이 노래방 가서 접대부 옆에 앉히고 신나게 놀기 위한 수단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좀 더 숭고하고 고귀하며 거룩하게 만드는 도구라는 인식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끼게 돼요. 그렇게 숭고함과 고귀함, 거룩함이라는 영혼의 본성을 우리 모두가 되찾을 때 우리가 사는 이 땅은 그야말로 천국으로 변할 거예요. 고단한 일상을 달래주는 즐거운 음악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들어야 할 음악은 가슴속에서 사랑을 깨우는 영혼을 울리는 음악이에요. 영혼의 영양제인 음악을 통해 영혼을 살찌워 우리 스스로가 품격과 배려가 넘치는 사랑이 가득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해요. 영혼이 마르지 않도록, 그래서 우리의 감정이 가장 맑고 아름다울 수 있도록 전통음악 수제천을 통해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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