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인 Feb 25. 2023

참지 않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 <아버지의 해방일지>

요즘 <아버지의 해방일지> 읽으며 사회주의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든다. 먼저 책 소개를 하자면, 빨치산이자 평생 사회주의자였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후 장례식을 치르면서 그의 남겨진 딸이 그의 생을 회상하는 이야기다. 여성이자 전후 세대의 관점에서 이전 세대 사회주의자 남성의 삶을 반추하는 관점이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내가 고등학생 때 처음 접한 이후 늘 내려놓지 못하는 사회주의를 다루고 있다니,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롭다. (사회주의와 여성이라니. 짜릿해! 늘 새로워)


서두가 길었다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의 요지는 이것이다. 사회주의는 어떻게 새로운 세대의 사람들을 끌어모으는가? 맑스가 죽은 이후 계속해서 재생산된 사회주의자들, 일제강점기 시절 처음 조선 땅으로 흘려들어온 사회주의, 사회주의자들, 해방기 및 한국전쟁기의 사회주의자들, 빨치산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사회주의를 놓을 수 없던 자들, 그 후의 구좌파와 신좌파들까지. 그리고 나의 선배들이었던 00년대, 10년대 학생 운동가들까지. 사회주의는 실패의 역사를 반복함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이들을 끌어모은다. 요컨대 ‘새로운 실패의 반복’인 셈이다.


나는 그 이유가 ‘참을 수 없음’에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소설에서 말했듯, “고통이든 슬픔이든 분노든 잘 참는 사람은 싸우지 않고 그저 견딘다. 견디지 못하는 자들이 들고일어나 누군가는 쌈꾼이 되고 누군가는 혁명가가 된다.” 시대가 흐르고 세상이 바뀌고 그럼에도 자본주의가 건재하더라도 참지 않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늘 사회주의에 동경을 품은 채 시선을 뗄 수 없으면서도, 존경하는 페미니스트 학자들 대부분이 사회주의 페미니스트이면서도 내가 사회주의 페미니스트인지는 잘 모르겠다. 공부가 짧은 탓이다. 다만 이것만은 확실하다. 참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의 모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