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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석빈 Jul 25. 2024

TO THE FAR EAST IN ASIA (EP07)

Chen

1867년 8월  언제 그랬냐듯이  하바나 시내는 다시금 활력을 찾기 시작했고 저항군들은 밀림에 숨었는지 아니면 일반 군중 속에 숨어들었는지 전날에 전투의 흔적은 무너진 교회건물  잔해에서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총독저택의 화사한 정원은 꼭 군인 주둔지처럼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이러한  아름다운 저택이 군대 주둔지처럼 변해도 살고 있는 총독부인은 부엌 창문 너머로 다친 군인들을 위해  하녀들과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총독 부인 역시  이 고통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파왔고  그녀는 항상 부유한 삶을 살아왔지만, 그날따라 부상당한 병사들의 고통이 더욱 크게 다가와  표정은 어두웠다


총독부인은 귀족이지만. 그녀의 부와 권력을 이용해 부상당한 병사와 그리고 다친 민간인들을 위해 간호하고 하인들과 곳간을 열어 식량을 베풀고 음식을 만들었다. 향기로운  향신료와  그윽한 분위기를 나던 테라스는   커다란 솥에서 끓어오르는 수프와 갓 구운 빵의 향기가 저택을 가득 채우고 있다.


  양손에는 가득 갓 구운 빵을 들고 총독부인과 하녀들은 정원에 있는 부상당한 병사와 민간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음식을 받은 사람들과 군인들은  처음에는 총독부인을 보고 흠칫 놀랐지만  곧 총독부인에게 감사함에 대해  인사를 전했다.

그녀는 하인들과 정신없이 간호와 음식을  제공하는 일 와중에  미군 서너 명과 보급장교가 앉아있는  무리로 다가왔다.


" 장교님. 식량을 찾으신다고 들었습니다" 

" 네. 애타게 찾고는 있으나  여의치 않네요"

" 도움을 될지 모르지만 소작농을 위해  콩과 감자를 비축해 놓은 게 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그거라도 가져가시죠"

" 그럼 저희 대금이라도 지불하겠습니다"

총독부인은 웃음을 지으며 "스페인 정부가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시죠"


  미군 선박에 선적할 콩과 감자를 실은 마차들은  하바나 항구로 출발하기 위해  총독저택은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고, 마차들은 출발 준비로 부산하였다.


리암은  프레드릭의 죽음에 대한 슬픔에서는 어는 정도 치유된 듯  총독 저택의 하인들과 통하지도 않은 스페인어를 손짓발짓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미군 보급 장교도 큰 시름을 놓은 듯  출발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그러는 도중 창고 앞에서 짐을 나르는 한 소년이 미군 보급장교의 눈에 들어왔다. 그는 동양에서 온 듯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그의 검은색 눈동자는 왠지 모를 두려움에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다.  그 소년은 마차에 짐을 싣고 있었고, 다른 쿠바인과는 비교하여 왜소한 체구로 인하여 그가 들고 있는 감자 포대는 그에게 버거워 보였다. 그 순간 총독부인은  보급 장교 곁에 다가와 말을 걸었다.


"신비한 소년입니다. 장교님 "

" 네 총독부인.  미국에서도  골드러시 때문에 중국인들이 많이 이주했지요"

" 중국인이요? 전 저 소년이 말을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항상 두려움에 떤 눈빛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여기도 사탕수수 작황이 한창 좋을 때  악덕 지주들이 인종을 가리지 않고 사탕수수 농장에 농노들을 끌어들였죠. 그때 농장 관리인한테  벙어리라고 괴롭힘을 당하고 제대로 끼니도 못 먹을 때 제가 여기로  하인으로 데려왔습니다. 아마도 나이가 14-15세 정도 되지 않았나 싶어요"


  남북전쟁 전 교사생활을 했던  보급장교의 눈에는 전쟁터의 적이 아닌  잠시나마 평온함에 따른 마음의 여유로 예전 초보 교사 시절  돈도 없고 제대로 된 끼닛거리도 없던  중국인 어린이들의 모습이 뇌리에 스쳤다.

보급장교는 총독부인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꼈고  그는  그 동양인 소년에게 다가가고 싶었다. " 니 하오 "  할 수 있는 중국어는 " 니하오" 니 슈런 마" 단 두 마디였다


동양인 소년의 눈이  반짝였다. 하지만 그 소년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총독부인은 보급장교에게 다가와 귓속말로 물었다. " 저 미군 배에 타고 있는 병사들의 최종행선지는 어디인가요?" 보급장교는 담담한  표정으로 " 전  계속 배를 따라 행선지를 돌겠지만 이 친구들은  콜롬비아를 거쳐 샌프란시스코로 갈 예정입니다. 저도 자세히 모르겠지만  군사령부에서  아시아지역에 파견할 아시아 함대를 조직 중이라고 한다고 하네요"

 총독 부인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 저 동양인 소년을 데려가실 수 없을까요? 저 소년의 고향이 어딘지는 모르겠으나  자기가 살던 곳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총독부인. 아무리 그래도 아무나 미군함에 승선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러자 총독부인은  잠시 미소를 곱씹으며 " 그러면 스페인 정부에서 드린 소정의 구호품은 다시 마차에서 내려야겠네요 "  정색을 하며 보급장교를 압박했다. 보급장교는 잠시 머뭇거리며 " 스페인 정부의 뜻이라고 하면 우선 함장님께 보고 드리고 총독부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토록 하겠습니다"


총독부인은  소년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 다들 너의 이름을 첸이라 부르더라.  이제 너는 자유야. 너의 삶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줄게." "너의 눈동자를 봤을 때 뭔가 다른 느낌을 받았어. 중국인이 아닌 내가 모르는 동방의 신비한 나라인 것처럼. 저들을 따라가렴. 저들이 너를 원래 있던 곳으로 가게 해줄 거야.

 첸이라고 불리는 소년은  먼저 타고 있는 리암의 손을  잡고, 마차에 올랐다. 총독부인은 마차가 떠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마차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총독부인은 다시 발코니로 돌아와 멀리 바다를 바라보았다.


8부에서 계속



상기  AI 이미지는 MS BING  AI 또는  

구글 GEMINI로 작성했으며  비상업적인 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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