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앞에 섰다

그렇게 난 무너져버렸다

by 나니

독립해야 했다.

이젠 다시 혼자 살아야 했다.


그동안 모아둔 돈이 있었다.

집을 구하기 전까지

이 돈을 조금이라도 불리고 싶었다.


투자할 곳을 찾아봤다.

검색했다.

기사도 많았다.

제대로 된 기업인 것 같았다.

시중 은행 금리보다 조금 더 나은 정도였다.

터무니없는 이자는 아니었다.


그래서 믿었다.

기자들은 거짓말을 안 하는 줄 알았다.

순진했던 건지, 바보였던 건지.


내가 가진 모든 현금을 투자했다.

독립 자금 전부.


잠깐만 맡겨두는 거라고 생각했다.

독립 날짜가 다가왔다.

돈을 찾으려고 했다.

답이 없었다.

다시 연락했다.

계속 답이 없었다.


불안해지기 시작했고

결국 그 불안감이 맞았다.


사기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렇게 큰 돈을 허망하게 잃어봤다.


충격이었다.

며칠 동안 멍하니 있었다.


일이 바뀌고

몸이 아프고

관계가 끝나고

가족과 틀어지고


이제 돈까지.


1년.


1년 동안

쉴 틈 없이 무너졌다.


다시 일어설 준비도 못 한 채

계속 무너졌다.


그래도 버티고 있었는데


이 마지막 한 방에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온 세상이 날 절벽 끝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살고 싶다고 애원하는데

온 힘으로 날 절벽 앞까지 밀어냈다.


절벽 앞에 섰다.


밑을 바라봤다.


내가 내 발로 떨어져내려야만

이 모든 것들이 끝나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떨어지긴 무서웠다.

그렇다고 되돌아갈 수도 없었다.

모든 게 날 밀어내고 있었으니까.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떨어지지도 못하고

되돌아가지도 못한 채.


한없이 울었다.


그저 출근하고 퇴근하고 술을 마시고

반복했다.


사람은 왜 살아야 하는 걸까.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