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들이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by 나저씨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들이를 했는데

집들이가 처음이다 보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몰라 생각나는 대로 요리를 준비했다.


집들이 며칠 전부터 부엌에서

돼지갈비찜, 냉제육보쌈, 참치 카나페,

오이부추무침 등을 요리했다.


예로 카나페는 월남쌈 라이스페이퍼를 튀겨서

쿠키를 대체했고, 스리라차와 꿀을 섞은 소스를

만드는 등 내 나름 최선을 다해 음식을 준비했다.


그렇게 요리를 준비하고,

집들이에 초대한 친구를 맞이했다.

내가 사는 집에 다른 사람이 온 경우는 많았지만,

오롯한 내 집에서 다른 이를 초대하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 낯선 기분이 들었지만,

나쁜 기분이 아니었다. 그렇게 방문한 친구에게

내 집을 보여주고 소파로 안내했다.


친구가 배가 고프다고 해서, 급한 대로

만들어뒀던 그릭요구르트와 바나나를

준비해서 제공하고 난 지금까지

요리한 음식들을 식탁에 세팅했다.


세팅이 완료된 후에 친구와 함께

식사를 같이하고 밖으로 이동하여

인근 카페에 가서 커피를 함께

주문하여 마시면서 수다를 떨었다.

그렇게 식사와 커피를 마시고,

친구와 작별인사를 했다.


집에 돌아와서는 쌓여있는 그릇들을

설거지하며 집들이 마무리를 했다.

정리를 마치고 소파에 앉으니 약 한 시간가량의

시간이 흘렀음을 발견했다.


그렇게 소파에 앉아서 첫 집들이의 소감을

생각해 보니, "좋지만 너무 피곤한 이벤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수다는 즐거웠지만 집들이를 위한 전후 준비

및 정리가 만만치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가장 힘들었던 건 그게 아니었다.

가장 힘든 건 친구가 떠나고 난 후

밀려오는 고립감이었다. 친구가 떠나고 혼자

남겨진 집은 너무 조용했다. 방금 전까지

웃음소리와 대화로 가득 찼던 공간이

순식간에 적막해지자 마음이 한편이

텅 빈 것처럼 휑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이젠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그 인연과 내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혼 후, 닫혔던 내 마음이 이제 조금씩

열리는 걸 보니 이혼의 상흔이

어느 정도 치유가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올해는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보고 싶다"


빈 집에 앉아 오늘 친구와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누군가와 함께하는 상상을 해보면서,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나에게 이번 집들이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남은 음식으로 혼자 저녁을 먹었는데,

내가 요리한 거지만 역시 맛있는 요리에 만족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집들이에 내가 만든 음식들(갈비찜, 냉제육, 참치카나페, 달래무침, 달래장, 오이부추무침, 잡곡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