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은 내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추진력으로 사용될 뿐
지난주에 사내 교육을 받았다.
사내교육을 받으러 교육장에 갔는데,
작년에 한 팀이었던 동료들이 있어
그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난 깨달았다.
내가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말이다.
내가 반갑게 인사를 하자,
상대는 당황한 것 같았다.
그리고 나와의 대화를 불편해하는 게
명확하게 드러났다. 그들의 표정에서
어색함이 역력했고, 대화를 이어가려는
내 노력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는 계속
어색했다. 싸함을 느끼고 나도
서둘러 대화를 마무리하고 헤어졌다.
그런데 그때부터였다.
내 머릿속에 계속 불편해하는
직장동료의 모습이
생각난 것이 말이다.
그들의 당황한 표정, 어색한 미소,
빨리 자리를 뜨려는 몸짓들이
계속 떠올랐다. 그들이 왜 날 불편해
하는지 몰랐고 그 사실이 날
밤늦게까지 잠에 들지 못하게 했다.
혹시 내가 모르는 사이에
그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있었나 싶어
과거의 일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기도 했다.
이번 일로 여전히 내가 타인의 판단에
큰 신경을 쓰는 사람임을 깨닫게 되었다.
다른 이의 평가에 신경을 쓰지 않겠다 생각하고,
그렇지 않은 쿨한 삶을 살려고 하지만
누군가 나를 차갑게 대하면 신경이 쓰이고
금세 풀이 죽어버려서 자책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의 나에 대한 판단이
내 인생에 무의미함을 알고 있고,
그런 그들의 평가에서 자유로워지려 하지만,
유사한 상황에 처하면 여전히 타인의 눈과
판단에 흔들리는 내 모습을 발견하면,
스스로에게 실망하게 된다.
그렇지만 나의 흔들리는 모습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내가 부족한 부분이 있기에,
자만하지 않을 수 있게 되고 부족한 모습을
발견하면서, 조금씩 내면이 단단해지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내가 이혼을 했을 때와 그림을 그리고,
브런치에 글을 쓰며 책 출간을 준비하는데
나의 약점이 큰 역할을 했다.
나의 약점을 인지하고,
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렇게 내면이 천천히 단단해지면서,
시간이 오래 걸릴지언정
중도하차하는 일이 없게 됐다.
이게 다 내가 외부의 자극에 약하고
남의 눈과 판단을 의식하는 약점을 알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이건 마치 고통과 비슷한 것이라 생각한다.
내 몸이 아프고 고통스러운 건
견디기 힘든 일이지만, 그 고통을 통해
내가 어느 곳이 아픈지 알게 돼서
몸의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고통이 부정적인 영향만 있는 것이 아니고,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듯이 생각하기에 따라
내 약점도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회였다.
다시 회사 직원과의 에피소드로 돌아가면,
다음 날 아침에 교육을 받으러 가면서,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을 마음속으로
받아들이고, 동료직원을 맞이했다.
순간 마음이 흔들렸지만, 속으로 조용히
이야기했다. "쿨하지 못해 미안해~
그런데 네가 어떻게 생각하던지 상관 안 할래.
나를 어떻게 생각하던 난 나니깐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