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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란공방 Jun 22. 2024

그리고 코로나가 시작됐다.

험난하다, 서울살이

나의 첫 서울 집은 5평 남짓의 복층원룸이었다.

풀옵션인 그 원룸에서 나는 모든 걸 불태운 마냥 지쳐있었다.


평생 떠돌며 살 줄 알았던 내 입에서 처음으로 '정착'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이제 떠돌아다니기 힘들어 정착을 하고 싶다고 말하고 다녔었다.

나 자신도 믿기 힘들만큼 많은 변화가 이어진 것이다.


그당시 나의 지친 마음은 불안으로 이어졌고 나도 이해할 수 없던 끝없던 불안은 

나 스스로 집 안에 갇혀 있는 것을 택하게 만들었다.


갇혀있는 동안 여러 생각을 했는데

정작 생각이 모이고 정리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스페인에 가기 전에 7개월분의 어학원비를 미리 냈기 때문에

아직 세달의 학원 수강권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지친상태로 한참 쉬다가 가지않기로 60%정도 마음을 정했음을 밝히고

친구에게도 한 번 물어봤다.


내 얘기를 들은 친구는 학원비 아니면 갈 이유가 전혀 없는데

잘 생각해보라고 했다.

나는 역시 안가기로 한 게 맞는 것 같아 그냥 한국에 있기로 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그 후로 두달만에 코로나가 시작됐다.






코로나의 첫 시작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나 또한 그래야 할 뿐이었다.


뉴스에선 연일 심각한 얘기 뿐이었고 초기 확산을 막으려 주력하고 있었지만,

역병이 돌기 시작하면 누구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내 인생에,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인생에 이런 일이 처음이 었고

이 상황이 얼마나 갈 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서울에 와서 내가 한 것이라고는 집에 박혀있는 일밖에 없었다.


모은 돈이 점점 떨어져 감에 따라 나는 이제 슬슬 밖으로 나가라는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영어학원 강사로서 지원을 해 면접을 보고 

그 중 한 곳에 합격을 했다.


그리고 학원은 내가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코로나로 인한 휴원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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