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정말 많았고, 그림을 감상할 공간도 시간도 부족했다. 이로인해 공정한 소감이 되기 어렵겠지만,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
그림들에서 약간의 반고흐, 약간의 피카소, 약간의 마티스가 느껴지기는 하는데, 이 거장들의 그림을 따로 감상하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호크니의 그림에 있는 것일까 의아했다. 소재도 별로 와닿지 않았다. 사소한 수영장이든 위대한 그랜드캐년이든 어떻게 표현되더라도 흥미롭기는 어려울 것 같다. 동성애를 소재로 한 것은 당시에 중요한 의미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아닐 것이다. 크기가 큰 그림들이 여러 점 있었는데, 어느 정도 이상으로 커지면 처음에는 압도적으로 느껴지다가, 머리에서 그 사이즈를 지워버리고 나면 남는게 별로 없고 오히려 지루하게 느껴진다.
만오천원이나 하는 전시회에 생각보다 그림이 적었고, (내 기준으로는) 쓸데없는 밑그림이 많았다. 그 밑그림들 앞에 몰려든 북적북적 인파를 이리저리 밀치며 앞으로 나아가서, 유명하다는 그림을 뒤통수 셋넷 사이로 넘겨보고 나니, 만족스러울 리가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