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광고·편성·심의 규제 완화해야

<파이낸셜 뉴스> [포럼]

by 노창희

방송산업에서 2023년은 충격적인 해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 2003년 이후 방송사업 매출이 최초로 감소한 해이기 때문이다.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2023년 전체 방송사업 매출은 18조9734억원으로 전년 대비 9403억원 감소했다. 2024년에도 감소 폭은 다소 완화되었지만 방송사업 매출이 1692억원 줄었다. 방송광고 매출 급감과 유료방송 가입자 수 감소 등을 고려할 때 국내 방송산업이 양적으로 성장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한민국은 방송산업, 영화산업, 콘텐츠 제작산업 등 각 분야가 상호 간에 시너지를 창출하며 콘텐츠 강국으로 성장했다. 콘텐츠산업은 국가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푸드, 관광 등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 때문에 콘텐츠산업 진흥에 이목이 쏠려 있다. 이를 위해서라도 미디어 생태계 전반을 고려한 질적 진화와 생태계 구성원 간의 공동 발전을 위한 모멘텀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9월에 발표된 '이재명정부 123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미디어 관련 국정과제의 조속한 이행은 미디어 산업이 현재의 난맥상을 돌파하는 정책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먼저, 국정과제 '미래지향적 디지털·미디어 생태계 구축'에 제시되어 있는 규제완화가 이뤄져야 한다. 국내 방송콘텐츠 사업자들은 여전히 방송광고, 편성, 심의 등에서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고 유료방송 사업자들도 채널 편성, 요금규제 등으로 인해 상품 구성에 상당한 제약이 존재하는 실정이다. 단기적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규제들에 대한 대폭적인 완화가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국정과제에 제시된 대로 합리적인 미디어 법제를 마련하여 정책적으로 성장 기반을 조성해 줘야 한다.


국정과제 'K컬처 시대를 위한 콘텐츠 국가전략산업화 추진'에 포함되어 있는 '정책금융 10조원 공급', 세액공제·세제지원 관련 제도개선을 통한 콘텐츠산업 투자유인 제고도 중요하다. 콘텐츠산업은 상징적인 가치는 높지만 투자 리스크가 크다. 정부에서 투자유인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관련 국정과제가 신속하게 추진된다면 미디어 산업 전반의 재원 유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정부에서 산업 진흥과 관련하여 가장 많이 신경을 쓰고 있는 분야는 인공지능이다. 미디어 분야의 인공지능 활용에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재원 구조가 취약한 상황에서 미디어 사업자들이 단기간에 성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인공지능 분야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미디어 분야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예산 투입은 대한민국이 특·장점을 가진 콘텐츠와 인공지능 간 연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2025년에도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좋은 콘텐츠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콘텐츠 강국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제작 기반을 뒷받침하고 있는 미디어 생태계의 건전성 유지와 사업자들의 투자유인 제고가 필요하다. 국정과제의 조속한 이행이 미디어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출처: https://www.fnnews.com/news/202510132016109171

이 글은 같은 제목으로 10월 13일에 <파이낸셜 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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