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뉴스> [포럼]
관심 경제는 새로운 콘텐츠와 플랫폼이 쏟아지는 디지털 대전환 환경에서 핵심적인 키워드 중 하나였고, 여전히 그렇다. 이용자의 관심은 광고와 구독으로 이어져 수익이 된다. 여전히 이용자의 관심을 얻는 일은 중요하다. 그래서 많은 이용자가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은 텐트폴 콘텐츠에는 이목이 쏠리기 마련이다.
필자도 여러 자리에서 현재의 미디어 환경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관심'을 꼽아 왔다.
하지만 관심에만 집중하게 되면 양적 지표 이면에 있는 맥락을 놓치기 쉽다. 맥락 얘기를 꺼낸 것은 대한민국 미디어 산업이 적어도 국내 시장 관점에서는 양적 성장이 어려워 콘텍스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글로벌한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가 꾸준히 생산되고 있지만, 제작 기반 침식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방송광고, 유료방송 가입자 수, 극장 관객 수 등 레거시 영상콘텐츠 시장과 관련된 지표들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성장을 견인해 온 드라마와 영화 제작편수는 줄어들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도 성숙기에 접어든 지 오래다.
양적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화가 필수적이고, 이를 위한 대단위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국내 미디어 생태계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글로벌화를 통해 해결하기는 어렵다.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미디어 생태계를 둘러싼 맥락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대응해야 한다.
텐트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을 유지 및 강화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사업자와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국내 사업자의 자생적 펀더멘털을 확충하는 일도 필요하다. 필자는 이를 몇몇 곳에서 투트랙 전략이라고 표현하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용자의 일상에는 몇십만 혹은 몇만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과 플랫폼이 텐트폴 콘텐츠보다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틈새가 두꺼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차우진은 '관점을 파는 일'에서 틈새시장에서의 시장성과 확장성에 주목하면서 밀도를 강조한다. 매스미디어가 주도하던 시기에 몇몇 콘텐츠에 대한 주목도가 중요했다면 스마트폰을 통해 콘텐츠 소비가 주로 이뤄지는 현재의 미디어 환경에서는 콘텐츠 혹은 서비스가 이용자와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기 때문에 밀도가 중요하다.
대한민국 미디어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시장을 주도해 나갈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 추진과 더불어 현재의 맥락 속에서 의미 있는 시도를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출연진의 인지도 등에 의존하지 않는 창의적 서사, 이용자와의 새로운 관계 맺음, 이용자 편익 중심의 정책 설계 등 사업자와 정부 모두 현재의 맥락에 부합하는 관점 확보와 실천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활용도 미디어 산업이 처해 있는 맥락에 입각한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
인공지능이 사업자의 부담을 줄여주고 다양한 창작자가 생태계에 참여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기능하기 위해서도 콘텍스트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수록 맥락을 종합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다. 새로운 관점의 확보와 유의미한 시도가 필요한 시기다.
출처: https://www.fnnews.com/news/202511171845099464
이 글은 같은 제목으로 11월 17일에 <파이낸셜 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