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노래 16 - 울고 싶을 때 듣는 노래
오다 카즈마사(小田和正)는 그야말로 일본 대중음악계의 전설이다. 1947년생으로 칠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그리고 지난 10년 이상 암 발병, 치료 그리고 재발을 반복하면서도 작년에 일본 전국 투어를 진행했을 정도로 노익장을 발휘한 바 있다. 고교시절 같은 학교 친구들과 결성한 그룹 ‘오프코스(off course)’의 메인보컬로 활동하다 이후 솔로로 전향했다. 그의 청아한(?) 목소리와 울림을 주는 노래 가사에 위로와 용기를 받은 수많은 순간들이 내 인생에 켜켜이 쌓여 있다. 그의 노래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찡해질 정도이다.
이 노래 言葉にできない(코토바니 데키나이)는 그의 수많은 노래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일본의 빅4 생명보험사 중 하나인 메이지야스다생명의 tv광고 주제가로 무려 15년 이상 한결같이 사용되고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 살다 보면 슬프고 분해서 어쩔 땐 너무 기뻐서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그 마음이 오롯이 전해지는 그의 노래는, 생명보험의 본질적인 가치인 가족에 대한 사랑을 떠올리기에 더할 나위 없이 딱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이 좀 헛헛하고 사람들이 그리울 때,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지난날들을 안주 삼아 술 한잔 하며 이 노래를 듣곤 한다. 가끔씩 울고 싶을 때 큰 어려움이 없이 울려 주는 노래가 있어 참 다행이다.
https://youtu.be/OQFDZ3086gs?si=9nUC3bnFd3qhfNRi
こころ哀しくて 言葉にできない
너무 슬퍼서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
自分がちいさすぎるから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하기에
それがくやしくて 言葉にできない
그게 분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
あなたに會えて ほんとうによかった
당신을 만나게 되어 정말 좋았어요
嬉しくて嬉しくて 言葉にできない
기뻐서, 너무 기뻐서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가사에서 발췌 (느낌을 살리기 위해 직역보다는 의역을 함)
https://youtu.be/KFCTiNjeIPg?si=lnq6xUdwNLKTxdGv
오다 카즈마사의 노래 중 가슴을 울리는 노래를 몇 개 더 소개하고자 한다.
1) 분명한 것 (たしかなこと、타시카나코토) - 저작권 문제인지 유튜브에서는 본인의 오리지널 영상이 별로 없어서 커버 버전을 올린다. 이 노래는 ‘누군가는 너를 소중히 생각하고 늘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 덕에 결혼식 축가로 많이 불려진다고 한다. 노래가 흐르면 신부의 아버지가 울음을 터뜨리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그런 노래다. 어떤 식으로든,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늘 내 곁에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든든하고 행복한 일인가? 물론 스토커는 빼고.
https://youtu.be/snaOHctVLwo?si=TCj-pwXccJS6Pg6e
2) 사요나라(さよなら) - 이 노래가 듣고 싶어지면 여지없이 겨울이다. 코끝이 싸해지고 언 손을 녹이려 입김을 호호거리게 될 때에는 꼭 이 노래가 듣고 싶어 진다. 언젠가부터 겨울은 내게 작별과 결별의 계절이다. 반성하고 버리고 끊어내고, 그리고 잠시 아파하다 다시 앞으로 나가기 위해 태세를 정비하는. 그때 이 노래를 들으면 약간의 비장함마저 느끼곤 한다. 이럴 땐 가끔씩 나란 놈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https://youtu.be/ae-K18Wy2Fg?si=KnlpSX04e3_srD24
지난 30년 이상 제 인생에 많은 영향을 준 주옥같은 노래를 선사해 주신 오다 카즈마사 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음악활동 지속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