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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의연 Jan 29. 2024

고독한 이방인의 산책

외로움이라는 현대인의 질병에 관하여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생활 속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미 많이 녹아들었다. 이로 인해 따라오는 외로운 감정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좀 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감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이전, 감정의 거리 두기는 이미 진행중이었다. 현대 사회는 개인의 감정은 개인이 책임져야한다는 생각이 만연하다. 이미 충분히 피곤하기 때문에 다른이의 여과되지 않은 감정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을 .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내가 어딘가 고장난게 아닌가 걱정하는 이들을 위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그렇지만 사회가 발전할수록, 인간이 자연과 인류 진화 방향에 걸맞은 친밀하고 단순한 사회로부터 분리될수록 우리가 느끼는 소외감과 외로움은 더욱 커질 거란 생각을 해봐야 한다. 이것이 대체로 환영할 만한 현대사회의 서글픈 이면이다. 외로움은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p.22


안타깝지만 외로움은 아직도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하면 냉혈한이 아닌 한 적어도 동정심을 갖고 대한다. 우울증에 대해서라면 질병과 치료의 용어들이 정립돼 있는 데 반해 외롭다고 하면 "아, 그런데 친구 많으시잖아요" 또는 "기운내세요, 괜찮아질 거예요" 정도가 고작이고 심하면 괴상한 사람 취급하며 피하기도 한다.  -P.23


작가는 영국인이지만 서울에서 살아가는 이방인이다. 철저한 이방인의 시점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개인의 외로움이 아닌, 현대 사회인의 외로움을 모두 말한다. 




나는 잘돼야 한다, 너는 나를 잘 대우해야 한다, 세상은 수월해야 한다— 이 세가지 '머스트(must)'가 우리를 방해한다. -앨버트 엘리스


수석 바이올린 주자건 백만장자건 무엇인가가 '반드시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순간, 자진해서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는 셈이다. 상황을, 그리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란 무척 어렵다. 하지만 건강한 정신을 지키고 싶다면 그래야 한다. 현재를 '반드시'보다 중시해야 한다.
그렇다고 자신감을 버려야 한다거나 노력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수동적이어서도 안 된다. 삶에 만족하려면 온 마음과 열정을 바칠 만한 것들을 찾아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만 "결과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냥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랄 뿐이지"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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