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을 취소해야 한다고요...?
2020년 봄, 지긋지긋한 코로나 팬데믹.
그 복판에서 우리는 결혼을 했다.
결혼을 앞둔 대부분의 예비부부들이 그렇듯이 나도 신혼여행을 무척이나 기대했다. 이곳저곳 알아보고, 주위에 물어보고 찾아보며 고민의 고민 끝에 오빠와 내가 결정한 신혼여행지는 아프리카 남서부에 있는 섬나라 모리셔스였다.
꽤나 활동적인 우리 두 사람의 성격상 휴양이 주가 되는 곳은 지루해할게 뻔했기 때문에 우리는 휴양과 관광을 적절하게 모두 할 수 있으면서 신혼여행이 아니면 가기 쉽지 않은 곳을 찾았고 많은 후보지 중 모리셔스로 마음이 모아졌다.
비행기 예약도 다 하고 리조트도 다 골라서 예약을 바로 앞둔 어느 날, 코로나가 빵! 터졌다.
많은 나라들이 문을 닫았고, 해외여행이 점점 쉽지 않아 졌다. 하지만 나는 행복회로를 돌리며 '우리가 결혼할 즈음에는 괜찮아질 거야!' 라며 되뇌었다.
하지만 그 당시 우리보다 앞서 모리셔스로 신혼여행을 떠난 커플들이 열악한 장소에서 격리를 당했다는 기사가 쏟아졌고, 얼마 있지 않아 한국은 모리셔스 입국 금지 국가가 되었다. 그에 따라 자동으로 우리의 모리셔스 신혼여행도 취소가 되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신혼여행을 취소하기로 결정했지만 여전히 마음속에 아쉽고 슬픈 마음이 스멀스멀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코로나로 사정이 어려워진 모리셔스 항공사에서는 우리의 비행기값을 바로 환불해 줄 수 없다고 했고, 대신 2년 안에 쓸 수 있는 바우처를 발행해 주겠다고 했다. 사실상 여름이 끝나고 미국에 가기로 되어있던 우리에게 한국에서 출발해야만 하는 모리셔스행 바우처는 쓸 수 없는 티켓이나 다름없었다. (이건 다른 이야기이지만, 결국 나는 결혼식 후 3년이 넘게 지난 시점에서 비행기값 환불을 받을 수 있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코로나로 고통받고, 우리의 일상은 이미 180도 변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딱 하나밖에 없었다.
내 마음.
괜히 슬프고 우울한 마음을 떨치고 신혼여행 때 쓰려고 했던 돈을 그대로 다시 통장에 넣어두며 오빠와 나는 이 돈으로 다시 멋진 신혼여행을 다녀오자고 이야기했다. 이게 우리가 N번의 허니문을 다녀오게 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