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고나면 항상 어깨와 팔이 뻑적지근하다. 여러 사람과 접촉이 불가피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도 다른 사람과 최대한 닿고 싶지 않은 나의 욕심, 그리고 왜소하지 않은 몸집이 피해가 되지 않게 하려는 배려. 두 가지 마음이 나의 육신을 아프게 한다. 몸집이 작은 여리여리한 분들이 모두에게 주어진 같은 크기의 자리를 널널하게 사용하는 모습을 볼 때면 그런 삶은 어떠할까 궁금하다.
그 비슷한 포인트가 하나 더 있다.
10살쯤부터 안경을, 중학교땐 렌즈를 꼈던 나에게는 예전부터 궁금했지만 다시 태어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세상이 있다. 시력이 좋은 사람들이 보는 세상. 그 세상은 어떨까, 얼마나 선명하게 보일까.
길에 펼쳐진 간판을 올려다보니 전보다 더 흩어져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