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읽기 쉬운 문체, 거기에 넷플릭스 같은 전개
이 책도 누군가의 추천이었다. 나츠메 소세키의 유명한 책들을 읽어본 적 없이 접한 이 책은 신세계 그 자체였다.
처음 부분은 누구보다도 철학적인 질문들로 '나'와 '선생님' 사이의 사건들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중간 중간 나오는 '사모님'은 아슬아슬하게 뭔가 할 듯 말 듯 하지만 결국 선생님을 중심으로 모든 이야기는 전개된다. 1, 2부의 내용도 짧지 않으나, 워낙 잘게 쪼개져서 그런지 읽기 너무 쉬웠고 마지막 3부 선생님과 유서는 자기 직전까지 읽느라 잠을 못 잤다.
다 읽고 나서 생각하지만, 선생님의 잘못된 행동과 그에 대한 묘사가 무엇보다 탁월했다고 생각했다. 선생님의 입장에서 쓰여진 문장들은 실시간으로 내 눈 앞에서 변명거리를 늘어놓으며 비겁하게 잘못을 고백하는 사람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으며, 그 부분에서 소세키의 재능을 보았다.
왜, 이런, 별 다른 장치를 하지 않아도, 자극적인 소재를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어머어머"가 저절로 나오는 작품을 현대의 한국 작가들은 쓰지 못 하는 걸까.
왜 다들 자극적인 주제로만 점철된 작품들을 들고 띠지에 크게 "OO상 수상" "고료 OO원" "배우 OO 추천" 이런 것들만 잔뜩 붙이는 걸까.
맨 밥에 김을 싸 먹어도 맛있듯, 거기에 좋은 김이면 조금 더 맛있듯.
한국 작가들의 깊이와 넓이가 좀 더 고전의 그것과 닮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