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까지 크고 변화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어디까지 변할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깨부수고 깨어나오고, 넘어지고 또 일어나 달린다. 인간의 이성적, 감성적 한계를 실험하기 위해 살아나간다.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고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는 인간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따위가 궁금했다. 온몸으로 부딪히고, 온몸으로 뛰어오른다.
형체가 바뀌고 환경이 바뀌어도 그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와 진화를 거듭하는 법을 배운다. 그 누구도 자유의지로 이 세상에 던져진 자는 없다. 그러니 세상에 던져진 이상 나의 가능성을 최대화하여 꽃을 피우기로 한다. 피워내는 형형색색의 꽃들중 대부분은 얼마가지 못해 시들어 버리고 말 것이다.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한 떫기 꽃송이를 피워낸다. 나의 색을 가장 잘 대변하는 꽃을 피우는 것이야 말로 내 탄생의 이유이자, 존재의 목적이니.
힘들어도 이겨내라. 아파도 한번도 입술을 물어라. 세상이 얼마나 빨리 변하느냐를 염려하지 말거라. 세상의 속도에 맞추지 못한다면, 세상이 나를 바라보게 만들어라. 우주의 중심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현실이란 한편으론 허상에 불과한 것임을. 그러므로 더더욱 영롱하고 고귀하거라. 더 강해지고, 더 단단하게 여물거라. 세상이 가혹해질 수록 나의 빛은 나날이 찬란해질터이니.
깨고 나오고, 절망하고, 또 다시 일어나 세상의 빛을 온몸으로 맞아라. 윤회마냥 반복되는 이 삶 속에서 나는 마침내 부끄러움 없이 나를 드러내는 법을 배울터이니. 믿어라. 그리고 행동하라. 내가 사랑했던 모든 것을 힘껏 껴안되, 그것들을 떠나보내는 법에도 익숙해지거라. 홀로 마주하는 외로움을 두려워하지 말 것이며, 지나가는 순간순간 또한 무한히 감사할 줄 알아라. 세상의 만사는 무엇 하나 빼놓을 것없이 연결되어 있음을 잊지 말아라. 정의를 위해 싸워, 내가 이 세상에 빛을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라. 꺾여도 좋다. 반불구가 되어 다시 걸을 수 없어도 좋다. 걷지 못하면 무거운 육체를 던져버리는 법을 배울터이니. 마침내 영혼의 자유를 얻고 더 낮은 곳에서, 혹은 더 높은 곳에서 세상과 나를 바라보는 법을 익힐터이니. 매순간을 배움의 기회로 삼아라. 나를 성숙시키고 채찍질할 모든 것들을 경험해보거라. 더 실패하고, 더 절망하고, 더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 생각할 곳까지 떨어져보아라. 발디딛 곳 하나 없는 절망의 늪에서 나는 어느 순간 몸의 긴장을 풀고 어둠 위에 떠다니는 법을 익힐테니. 그리고 그곳에서부터 아주 서서히 수영해 나가는 법을 배울테니.
인생이 쓰라리다는 것은 더더욱 나의 신념을 지켜야 한다는 증표이다. 지금 아니면 이겨낼 기회가 없을 인생의 쓴 맛을 취할만큼 모질게 이겨내보아라. 그리고 마침내 한계에 다달았다 생각했을 때, 한번 더 초인의 힘을 내어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 끔 하여라. 가장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목소리로 마지막에는 이렇게 외칠 수 있도록. 보라! 내가, 이렇게 이겨내지 않았느냐고. 새로이 태어나고, 또 이만큼 성장하지 않았느냐고. 매일, 매달, 매해 나의 성장을 기록하라. 내가 가장 두려워할 것은 생존이 아니라, 발전의 속도임을.
마음의 안식처를 찾지 못했다면 스스로를 보호할 지붕을 하나 지어나가라. 나의 삶이 가장 고독하고 힘든 것 같아도, 믿어라, 이 외로움은 나 혼자의 것이 아님을. 세상에는 완전히 같을 수는 없어도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 투성이라고. 이 공통분모야 말로 내가 더 강해지고 따듯해져야 하는 이유란 것을. 누구도 피워낼 수 없는 나만의 꽃을 피워내라.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면, 없는 사랑조차도 만들어 퍼줄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베풀고 또 베풀어라. 누군가 고독을 깨고 먼저 손을 내밀것을 고대하지 말라. 먼저 다가가고, 먼저 껴안고, 먼저 사랑하는 법을 배우라. 내가 목소리를 높이면, 이 세상 누군가 또한 울음으로 대답할 것이니. 아직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면, 더 필사적으로 북을 울려라. 희미한 목소리가 증폭해 세상을 울릴 때까지.
세상의 물결을 타는 법을 배우되, 그 속에서 내가 가야할 길을 완전히 잃지 말거라. 조금은 돌아가도 좋다. 다만, 마지막 희망만은 놓는 일이 없도록 하거라. 큰 물줄기는 잡아두되, 작은 물줄기를 터놓는 법도 두려워 하지 말거라. 고지식함이 아닌 굽히고 돌아갈 줄 아는 지혜를 배우라. 늘상 밝기만 할 수는 없어도, 어둠에 잡아먹히는 일은 없도록 하여라. 음지에 있어도 양지로 걸어나오는 법을 잊지 말지어다. 모든 것을 깨고 나온 뒤 바라보는 세계는 내가 살아나가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기를.
<말장난: 태어나버린 이들을 위한 삶의 방법론> 中 "한계와 극복"
모두가 한번쯤은 마주해야 할 깊은 무의식으로 떠나는 성장형 에세이. 숨겨두었던 기억 속 어둠을 의식 밖으로 끌어내어 내면의 아이를 자유롭게 해주는 치유의 여정. 태어나버린 모든 이들을 위한 서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