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마지막 날
집에 가기 싫다. 어두운 방에서 혼자 7시쯤 깨서 침대 위에서 폰을 보고 있으니 은정이가 위에서 내려온다.
“넬리야 잠깐 나갔다 올게”
어디 가는걸까. 편의점 가는건가. 은정이는 나와 비슷하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8시에 알람이 울리고 하나둘씩 일어난다. 짐을 싸고 있으니 은정이가 들어온다. 러닝 다녀왔다고 한다. 부지런하다. 일본까지 와서 러닝이라니.
9시쯤 짐을 싸서 내려왔다. 택시를 타고 갈까하다 어제 택시요금이 많이 나왔다. 미터기에는 2500엔 정도였는데 픽업비에 서비스이용비에 이것저것 막 붙어서 6만원 정도가 나왔다. 검색해보니 나카스 카와바타역에서 전철을 타고 후쿠오카 공항역에 내려서 무료셔틀 버스를 타고 국제선으로 가면 된다. 숙소에서 나카스 카와바타역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다. 전철역으로 들어가서 표를 안 끊고 한국에서 쓰는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신용카드를 대니 삑하는 소리와 함께 개찰구가 열린다. 이제 일본에서도 표를 굳이 끊을 필요가 없다. 후쿠오카 공항역까지는 4정거장이라 10분 정도 걸렸다.
다시 카드를 찍고 오른쪽으로 가니 무료셔틀 버스가 적혀 있는 에스컬레이터가 나온다. 위로 올라가니 이미 버스가 와 있고 만석이라 보내고 금방 다시 버스가 와서 타고 국제선 터미널로 갔다.
10시부터 체크인 시작이다. 이미 온라인 체크인을 다 해 놔서 잠깐 줄 섰다가 짐을 부치고 입국심사를 통과했다. 생각보다 너무 일찍 도착했다. 비행기 시간까지 2시간 반이 남았다. 배가 고파서 푸드코트로 갔다. 생각해보니 후쿠오카까지 왔는데 라멘을 안 먹었다. 돈코츠 라멘에 면추가를 하고 교자와 나마비루까지 해서 3344엔이 나왔다. 마지막 만찬으로 3만원짜리 밥. 가격은 생각보다 비쌌지만 역시나 너무 맛있다. 안 먹고 한국 왔으면 후회할 뻔했다. 추가한 면과 교자와 국물까지 싹 먹었다.
나온 배를 두드리며 게이트 앞으로 가서 자리 잡고 앉았다. 딱히 쇼핑할 거리가 없어서 나와 건우는 앉아서 기다리고 연수와 은정이는 쇼핑을 하러 가서 이것저것 사왔다. 시간이 되어서 비행기에 올라탔다. 또 어금니가 아플 까봐 긴장했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안 아프다.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나니 “우리 비행기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방송이 나온다.
아직 우리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 입국심사를 빠르게 통과하고 짐을 찾아서 은정이 차를 대놓은 장기주차장 3번으로 셔틀버스를 타고 갔다. 일본에서 먹은 음식들은 하나같이 너무 맛있었지만 한식이 그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은정이 차를 타고 공항에서 가까운 운서역으로 가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며 마무리하기로 했다.
일요일 낮이라 식당들이 문을 많이 안 열어서 찾아보다 우연히 들어간 고기집이 너무 맛있다. 배고파서 인지 한식이 그리웠어서인지 고기도 반찬도 시원한 소주도 너무 맛있다. 고기를 배 터지게 먹고 냉면까지 시켜서 깔끔하게 먹어 치웠다. 일본 여행 후는 역시 배 터지게 먹는 한식이 최고다.
그렇게 나는 운서역에서 서울 집으로 왔고 건우는 파주로, 은정이는 천안으로, 연수는 대전으로 돌아갔다. 동갑내기 넷이서 한 여행. 큰 우여곡절 없이 다치거나 아픈 사람 없이 싸움 하나 없이 둥글둥글하고 착한 친구들과 정말 많이 웃고 추억도 많이 만들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라면 꼭 이들과 또 여행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