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공간 - 시간, 공간, 인간, 행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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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페이지】- 16일차
생활, 내가 이미 오래 전부터 생활을 갖지 못한 것을 나는 잘 안다. 단편적으로 나를 찾아오는 ‘생활 비슷한 것’도 오직 ‘고통’이란 요괴뿐이다. 아무리 찾아도 이것을 알아줄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무슨 방법으로든지 생활력을 회복하려 꿈꾸는 때도 없지는 않다. 그것 때문에 나는 입때 자살을 안 하고 대기(待期)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이렇게 나는 말하고 싶다만.
(…) 나는 물론 이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작은어머니 얼굴을 암만 봐도 미워할 데가 어디 있느냐. (…) 총기 있는 눈 하며 다 내가 좋아하는 부분부분인데 어째 그런지 그런 좋은 부분들이 종합된 ‘작은어머니’라는 인상이 나로 하여금 증오의 염을 일으키게 한다. 물론 이래서는 못 쓴다. 이것은 분명히 내 병이다. 오래오래 사람을 싫어하는 버릇이 살피고 살펴서 급기야에 이 모양이 되고만 것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내 육친까지를 미워하기 시작하다가는 나는 참 이 세상에 의지할 곳이 도무지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 참 안됐다.
(…) 사람이 나를 싫어할 성싶은데 나도 사실 내가 싫다. 이렇게 저를 사랑할 줄도 모르는 인간이 남을 위할 줄 알 수 있으랴. 없다. 그러면 나는 참 불행하구나. 이런 망상을 시작하면 정말이지 한이 없다. 그러니까 나는 힘이 들고 힘이 드는 것이 싫어도 움직여야 한다. 나는 헌 구두짝을 끌고 마당으로 나가서 (후략)
_본문 일부 발췌
☞ 호好/오惡 판단은 어디에서 비롯하는가, 살피기 시작.
☞☞ 마주하지 않을 수 없는 자기 자신.
☞☞☞ 롱런의 비결?! 자기 자신 원수 삼기.
호好/오惡 작동의 시발始發, 다름아닌 자기 자신.
파고들수록 마주하느니 갖가지 추악한 제 면면~~
해서 제 '꼴'에 '값'을 우선하여 가늠,
이로써 '자기'야말로 '자신'의 적敵임을 알게 됨이니
나와 별다르지 않은(외려 나보다 나은) 타자로 겨우 사랑 옮겨가는 것.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의 메시지는,
'네게 원수된 네 자신조차 사랑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 선행하니
저를 반성하지 않을 수 없고, 성찰과 동시에 저라는 터울 틔워 흐르느니 사랑.
하면 그이가 거하는 곳이 타화자재他化自在 하늘[天] 아래, 아닐까~ 뭐 요런 생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