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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공간 Jul 11. 2022

서점일기 '나의 해장일지' ─ 2022.07.11.

사각공간 - 시간, 공간, 인간, 행간


1. 사약 받아놓고 맞는 아침.


폴-빠!쉐뜨!! 콜드브루 원액 저리 가라~ & 나이야, 가라~

니가 가라~ 하와이든 안드로메다든 어디든 가고잡다 @~@

헤롱대며 늘어지려는 영혼, 옆구릴 걷어차인 것마냥 화들짝!!

JMT 사약死藥은, 부활의 '비밀한 통화구'.

사사로이 연속하며 새기는 '거듭남'의 비유랄까~




0. before sunrise.


한 사람 또는 이성(또는 동성)을 지향하던 정염에서 놓여나 불혹不惑에 이르는 신체 변화. 피할 길 없는 노화를 그대로 수긍하는 이상 적극 긍정하는, amor-fati는 얼마나 아름다우냐(임포-가 아니라 껄떡대지 않는 절제를 가리키는 것이다). 광활한 세계를 감각하는 광폭의 시야, 그로써 맺는 관계 그리고 어울림이 빚어내는 빛나는 순간들. 이로써 수놓이는 밤. 인간의 몸을 빌어 난 이 삶 가운데 체험 가능한 아름다움이지 않나 싶다. 비록 비유로는 식상할지언정, 이러한 찰나를 포집하여 내면에 갈피로 꽂을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수다한 삶이야말로 풍요롭달 수 있겠고, 그 자체로 축복이지 않나 싶다.


한편 그래서 이처럼 충일을 실감하는 경우를 실제 경험 두고 가늠하자면 의외로 드물지. 대체로 지리멸렬이어서 지루하기에 자극에 홀릭인 게 태반(강 건너 불구경에 진심인 인파는 이곳 이승에도 얼마나 수다한가 ㅋㅋ). 권태로운 일상을 견디자고 추구하는 재미의 실상이 그와 같은 지경인 것이야말로 의존형의 증거. 하여 자존은 입말로 겉돌게 마련. 추구하려는 정체를 모르면 그래서 몽매.


와중에 실마리 붙들어 추체험으로라도 겪은 이라면 앞서 이른 바와 같은 참 재미 추구에 여념 없게 마련이다. anti-aging? 그딴 걸 왜 ㅎㅎㅎ 정말이지 그런 건 아무래도 좋은 게 되는 것. 자신이 진정 상관할 바가 무엇인지 선명하게 부각될 수록 그래서 기쁨에 겨울 밖에~ 불가피인 '강렬도'에서 '-되기'를 실천하는 이상 마음껏 변이 주도하는 주체, 이로써 절로 분출되니 'jouissance'렸다. 겪은 바 없어 자기 언어 부재. 때문에 설명치 못하는 주제로 '라깡' 비롯 끌어대는 자체가 어차피 죄다 '아전인수我田引水'라면 나는 이렇게 끌어대보려는 게다~ ㅋㄷㅋㄷ.




이하 인용부는 거듭하여 옮겨놓는 것이다.



더욱 잘 실패하는 법을 고민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 과정을 반복하는 사이에 바뀌는 것은 나의 일상이고, 일상이 바뀌면 '욕망', 그러니까 원하는 게 바뀝니다. 저는 바로 이 '욕망'의 전환이야말로 '인문학 공부'가 주는 가장 큰 축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억짜리 아파트가 한순간에 불필요한 것으로 바뀝니다. (…) 어떻게든 내 사랑(욕망)을 실현시켜야 하는데, 한순간에 그것이 허망한 일이라는 깨달음이 옵니다. 그 순간 이별의 아픔이 자신을 비껴 간 겁니다. 농담처럼 이야기했지만, 자신이 '킹왕짱 천재'가 되는 일이 기적이 아니라 그런 욕망의 전환이야말로 '인문학 공부'를 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기적'들입니다.

_정승연, 『세미나 책』 '프롤로그' 中




기적이 따로이지 않다. 소위 앎을 앞장 세우는 공허한 울림이 아니라 제 경험에서 비롯한 바를 자기 언어로 풀어내는 사람들과의 대화 자체가 앎을 구성하는 면면. 이를 체험하는 자리야말로 작지만 확실한 기적의 순간. 이런 게 재미다. '게맛' / '眞맛'의 하모니. 특별할 것 없는 중에, 바로 그 사이에서 언뜻 드러나는. 이를 모르니, 이에 대해 무감각하니 엉뚱한 곳을, 아니 엉뚱한 곳만 파는 거다. 갈래갈래 갈린 길 위에서 헤매게 마련~~ 안습이지만.. 어쩌랴, 내 알 바 아니다. ㅎ




KBS 일요스페셜 '예수탄생 2000년 침묵으로의 초대 - 트라피스트 수도원' (2000.12.24.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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