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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냉이 Oct 22. 2019

우리 모두의 고향

가사가 아름다운 동요 <노을>


며칠 전 경남 고성에 갔습니다. 노랗게 물든 논밭을 지나는데 이 동요가 떠올랐습니다. 흥얼흥얼 거려보니 신기하게도 가사가 또렷이 기억났습니다. 학창 시절 내내 음악시간이라면 진절머리 쳤던 저로서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노래를 끔찍하게도 못 불러서 음악시간을 싫어한 것이지, 음악을 싫어하지는 않았습니다.)


<노을>은 가사가 참 아름다운 곡입니다. 노래를 부르다 보면 노랗게 익어가는 논과 빨갛게 타는 노을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도시의 뒷골목에서 태어나 평생을 도시에서 자란 저는 고개 숙인 논밭의 열매나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를 본 적도 없지만, <노을>을 들으면 왠지 향수에 젖어듭니다. 나도 모르는, 어딘가에 있을 나의 고향이 그립습니다.



- 노을 -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 언덕에

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


허수아비 팔 벌려 웃음 짓고

초가지붕 둥근 박 꿈꿀 때

고개 숙인 논밭의 열매

노랗게 익어만 가는


가을바람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 언덕에

붉게 물들어 타는 저녁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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