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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 Favorite Thing Jul 03. 2016

돈의 변화와 핀테크의 관계

돈은 언제부터 생겼을까? 타임머신이 발명되지 않는 한 언제 돈이 처음 생겼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문명시대 이전에는 채집과 수렵, 농경을 통해 생산활동을 했고 물물교환으로 필요한 물건을 가질 수 있었다. 이러한 물물교환은 각 재화의 가치가 다른 데다가 곡식의 경우 수확철이 되어 수량이 많아질 때는 가치가 떨어지는 등 시간에 따라 재화 자체의 가치가 오르내렸기에 정확한 교환가치를 측정하기 어려웠다. 더구나 물물교환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할 경우 물물교환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문제도 있고, 물건의 부피에 따라 교환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했다.

청동기시대가 되어 청동으로 칼과 같은 도구를 만들면서 모두에게 필요한 청동검 같은 물건들이 물물교환의 표준 제품으로 떠오르게 되었고, 금속의 제련기술이 발달하면서 금이나 은과 같은 금속들이 현재의 화폐의 구실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역시 정확한 무게나 함량 등이 제각 기여서 정확한 거래가 가능하지는 않았다.

  

최초의 주화는 리디아 왕국에서 만들어졌다. 리디아는 현재 터키의 이즈마 주, 마니사 주제에 해당하는 위치에 자리했던 고대왕국으로서 그리스의 역사학자인 헤도토스에 따르면 리디아 인들은 최초로 상설 소매점을 만들었으며 기원전 660년경 최초로 주화를 발명했다고 한다. 처음 제작된 주화는 일렉트럼(청금석)으로 만들었는데, 이것은 금 75%과 은 25%의 자연 화합물로서 일정한 무게 (4.76g)와 형태를 가진 표준화된 금화였으며, 금속의 무게를 왕이 보증한다는 각인이 들어있다.

성경에 나오는 달란트 (Talentum)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과 그리스, 이집트, 로마 등지에서 쓰이던 질량과 화폐의 단위였다. 1 달란트의 무게는 지역마다 달랐는데 아테네에서 1 달란트는 26KG, 로마는 32.3Kg, 이집트에서는 26kg이다. 당시 로마 기준의 금 1 달란트를 현재로 환산하면 8,613돈이고 현재 금 시세인 돈당 15만 원으로 잡으면 금 1 달란트의 가격은 약 13억 원이다. 이 달란트가 현재 연기자나 재능을 뜻하는 탤런트의 어원이다. 즉 탤런트가 있다는 표현은 그냥 소질이 조금 있다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돈이 되는) 재능을 가졌다는 뜻이다.

돈이 발명되고 좀 더 쉽게 거래하기 위해 종이의 형태로 바뀐 것이 지폐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일부는 맞지만 전적으로 그렇지는 않다. 초창기 지폐는 돈을 맡아두었다는 증서와 돈을 지불하라는 증서인 어음 등에서 출발하였다. 인쇄기술이 발달하면서 돈을 종이에 인쇄하기 시작하였는데 이 종이돈의 가치를 담보하기 위해 종이에 적혀있는 가치만큼의 금을 보유하고 종이돈을 가진 사람이 요구하면 언제나 금과 교환하여주었다. 이를 금본위제라고 한다. 금본위제는 1819년 영국에서 시작되었으나 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면서 각국은 전쟁비용 확보를 위해 금과 관계없이 화폐를 찍어내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게 되면서 1919년 미국, 1925년 영국이 다시금본위제로 복귀한다.

1944년 미국 뉴햄프셔의 브레튼 우즈에서 44개국이 참가한 금융회의에서 국제 통화제도 협정을 맺게 되었고 이를 브랜트 우즈 협정이라고 부른다. 이 협정의 결과로 국제통화 기금(IMF)과 국제 개발은행(IBRD) 등이 설립되었고 미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하는 금본위제를 채택하게 된다. 하지만 경제규모가 커지자 생산량이 한정적인 금에 의해 전 세계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되고 1971년 8월 15일 닉슨이 금본위제를 철폐하면서 브렌트 우즈 체제는 막을 내린다.

즉 이후 화폐는 금 보유와 상관없이 각국 정부가 찍어내게 되었으며 화폐의 가치는 금에 대한 실물가치가 아닌 금융시스템에 대한 집단적 신뢰로 바뀌게 된다. 돈이라는 개념이 화폐에서 통화(Currency)로 전환된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눈으로 보는 화폐의 총발행량은 전체 통화량의 2%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98%의 돈은 은행 계좌와 카드에 찍히는 디지털적인 개념이다. 이렇게 돈의 개념을 바꾼 일등공신이 바로 IT이다. IT기술을 통해 이체(Wired Transaction)가 가능해졌기에 일어난 일이다. 이렇듯 돈의 변화와 IT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돈은 흐름이다

통화인 Currency의 뜻은 ‘흐름’인 Current에서 나왔다. 돌고 돌아서 ‘돈’인 것처럼 통화는 돈의 흐름을 말하는 것이다. 돈이 금이라는 물질에서 흐름이라는 개념으로 바뀌게 된 것은 지급결제를 현물이 아닌 전자적인 신호로 보내고 받을 수 있기에 가능해진 것이다. 돈을 보낸다는 송금의 개념이 현물 지폐의 이동이 아니게 되자 송금뿐 아니라 자금의 지급이나 결제, 대출, 상환, 투자 등이 모두 흐름으로서 바뀌게 되었다.

핀테크는 이러한 돈의 흐름을 가능하게 한 기술로서 전통적인 은행의 송금이나 카드회사의 결제 등이 이루어져 왔다. 모바일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은행에 가지 않아도 송금을 할 수 있게 만든 뱅크월렛 카카오나 토스 등이 대표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뱅크월렛 카카오는 카카오톡으로 송금할 수 있고 토스는 문자를 통해 송금한다. 해외의 페이팔은 이메일을 이용해 송금하거나 카드를 연계한 결제를 제공하는 서비스로서 유사한 서비스로 구글의 구글 월렛이나 스퀘어 캐시 등이 있다. 최근 페이팔은 국제적인 현금 전송 서비스인 줌(Xoom)을 인수하면서 6천800만 명의 미국인에게 국제 송금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 역시 신흥 지급결제 핀테크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위챗과 텐페이가 결합하여 위챗 페이먼트, 시나-웨이보와 알리페이가 결합된 웨이보 페이먼트, 메신저 계정과 은행 계좌를 연동해둔 뒤, 온오프라인 상품 및 서비스를 구매할 때 사용하는 방식을 통해 국내에서도 위챗 페이와 알리페이가 롯데, 신라면세점 등 중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가맹점에서 간편 결제할 수 있다.

핀테크에 의한 송금, 지급, 결제 서비스는 은행에서 은행 홈페이지로, 다시 모바일 기기로 확장된 서비스로서 간편 결제와 함께 금융의 편의성을 개선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핀테크에서 지급, 결제 서비스와 함께 다른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서비스는 바로 대출이다. 대출의 역사는 화폐의 역사보다 더 오래되었다. 원시 농경사회에서 봄에 곡식을 빌리고 수확철에 일정한 이자와 함께 되갚은 것이 대출의 시초였다. 화폐경제 사회가 되면서 곡식 대신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고리대금업과 이를 제도화한 은행이 개설되었으며 이후 수 백 년간 이러한 대출제도가 유지되어왔다. 지금도 그렇지만 대출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담보가 필요했다. 농경사회에서의 담보는 토지였으나 토지가 없는 농민들의 경우 빚을 갚지 못해 노예로 팔려가기도 했다.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신용(Credit)’이라는 개념이 생겨나게 되었고, 신용에 비례하여 담보 없이도 돈을 빌릴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신용’은 금본위제가 폐지되면서 금융시스템 자체가 물질적인 화폐의 가치에 기반하지 않고 집단적인 신뢰 시스템으로 바뀌었기에 가능해진 것이다. 사람들이 5만 원권이라는 종이의 가치를 모두 인정하기로 사회적인 약속을 한 것이 현재 ‘돈’의 개념이다. 신용은 개인뿐 아니라 회사나 단체 심지어 국가 역시 평가를 받아 등급으로 나뉘며 등급에 따라 돈을 빌릴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 '대출 핀테크'

대출은 은행에서의 대출과 대부업은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연리 40% 이내의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준다. 연리 40%가 넘어가는 이자를 받고 빌려주는 곳을 고리대금업자라고 한다. 은행의 경우 겉으로 보이는 이자가 5%라 하더라도 지준율 10%로 여신을 통해 운영하는 실질적인 이자수익은 연 40% 정도이다. 은행과 대부업의 차이는 여신의 활용 여부이다. 여신 활용을 할 수 없는 대부업의 경우 자신이 보유한 현금 내에서 자금운영이 가능하기에 은행과 같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40%의 이자를 받는 것이다. 돈을 빌리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은행과 대부업의 이자차이가 커서 은행을 제외하면 돈을 빌릴만한 마땅한 주체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출에 대한 핀테크 기업들이 새롭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출 핀테크 기업들은 예금이 아닌 투자상품의 형태로 자금을 모아 대부업과 은행 중간 지점의 금리를 제공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작년 12월에 랜딩 클럽이라는 대출 핀테크 업체가 90억 달러(한화 약 9조 9천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IPO에 성공하였다.



200만 달러(한화 약 23억 원)의 에인절 투자로 시작한 렌딩클럽은 기존의 대출 시스템에서 은행의 역할을 빼고 개인 간의 거래를 온라인을 통해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통해 대출과 금융 시장의 혁신을 이끌어냈다. 이른바 P2P(Person to Person) 금융이 대출 핀테크의 주류로 편입한 순간이었다.

렌딩클럽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불과 200만 달러로 시작한 회사가 90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고 상장한 것을 보면 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한국에서 렌딩클럽과 같은 P2P 금융업무를 취급하는 회사인 렌딧이 지난 4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 회사 알토스 벤처스로부터 15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벤처캐피털 투자를 유치한 첫 국내 P2P 금융기업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렌딧은 렌딧에서 대출을 받은 다수의 대출자들을 묶어 강제 분산 방식으로 투자 상품을 구성하는 일종의 포트폴리오형 투자상품을 운영하여 안정성 높은 P2P 금융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3억 원짜리 렌딧의 첫 번째 투자상품의 판매가 조기 마감되었다.

돈과 핀테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주화에서 지폐로 형태가 바뀌었고 핀테크에 의해 지폐에서 다시 신용으로 변화하였다. 핀테크는 크게 4가지 분야로 나뉜다. 지급/결제, 금융데이터 분석, 금융거래 소프트웨어, 거래 플랫폼인데 지급/결제 분야는 글로벌 기업 단위의 사업이며, 금융데이터 분석과 금융거래 소프트웨어는 B2B 설루션 사업으로서 일반인들과는 거리가 있다. 결국 우리가 직접 관심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는 핀테크 사업은 거래 플랫폼인 P2P 금융뿐이며, 대출 핀테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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