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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황 Feb 20. 2024

미국 제일 부자 동네 책방

전미 제일 부촌에 있는 책방에 다녀왔습니다.

전미에서 가장 부자인 동네, 뉴포트 비치. 부자 동네라 그런지 동네 책방도 남다르다. (아니, 동네 책방이 있다는 데에서 남다르다. 요새는 큰 체인 책방도 문을 닫거나 작은 곳으로 옮긴다.) 우선 예쁘다. 약간의 초록색이 싱그러움을 더해준다. 게다가 책만 판다. (책을 담는 가방을 팔긴 하네요.)


요새 대부분의 책방은 책방이라고 쓰여있지만 들어가 보면 장난감 가게에 책이 종종 보인다고 할 정도로 책에 집중하지 않는다. 카페가 한쪽에 크게 자리 잡고 있고 커피와 차 그리고 디저트, 간단한 요기거리까지 판다. 컵, 텀블러, 초콜릿, 각종 선물류도 종류별로 진열되어 있다.


부자 동네(에 위치한) 책방은 정말 책이 99.9%라 깜짝 놀랐다. 책을 담을 캔버스 가방이 4종류가 무심히 걸려 있었다. 그뿐이었다. 오로지 책, 책, 책.

책방 앞에는 소위 잘 나가는 책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유명 저자들이 쓰거나 유명한 사람들에 관한 책이 많았다.

책이 꽂혀있는 책꽂이의 나무 재질도 또 책이 진열되어 있는 테이블 나무 재질도 좋았다.

도서관 책 딱지같은 종이가 붙은 갈색 포장지에 담긴 책이 계산대 옆에 잔뜩 놓여있다.


"책방이 너무 사랑스럽네요."

모르는 사람과는 말을 나누지 않는 한국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내가 책방지기에게 말을 붙이자 남편이 놀란다. (한국보다 미국에서 산 날이 더 많지만 이상하게도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게 쉽지 않아요.)

"고마워요."

눈을 반짝이며 답하는 나이가 지긋한 책방지기님이 말을 마치기 무섭게 내가 질문을 쏟아냈다.

"이건 뭐예요?"

"미리 주문하면 이렇게 준비해두곤 해요. 본인을 위해 사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를 위해 주문해 두면 그 사람이 와서 가져가곤 하죠. 전화하면 하루 정도면 준비된답니다."

조용한 책방지기님이 나보다 말을 많이 하는 순간이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누군가를 위해 책을 주문한다는 것. 그 설렘을 안고 책방에 들어와 가져갈 사람은 얼마나 행운일까. 얼마나 행복할까.

아이들을 위해 책을 읽을 공간도 준비되어 있다. 바닥에 큰 방석이 여러 개 놓여 있어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부모님들이 앉아 있었다. 벨라는 큰 의자에 앉아 고른 책을 읽었다. 결국 고른 책 시리즈를 다 샀다. 브라이언은 바닥 있는 방석에 반쯤 누운 건지 앉은 건지 알 수 없는 포즈로 띄엄띄엄 책을 읽는다.(그림을 보았다고 하는 게 옳겠다.) 남편은 그런 아이들의 시중을 열심히 들었다. 여러 책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추천하기도 하고.

귀염둥이 미니 책들도 많았다. 책 안의 사진, 그림의 질이 최상이라 놀랐다. 너무 작아 잃어버릴 것 같아 사주지 않았는데 브라이언은 아직도 저 보라색 책을 사달라고 조르고 있다.

어른들을 위한 책이 80% 정도 차지하고 있었다. 주말이리 그런지 책방 안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내가 사랑하는 푸우.

"아무것도 안 해서 최고의 결과로 이어질 때도 많아. 가끔은 해야 하는 일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일 때가 있어."

그의 명언으로 첫 번째 책의 끝을 맺었다. 벨라가 고른 책은 당연히 이 가방 안으로 들어가 책방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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