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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나나 Jun 15. 2019

15. 책방의 일상, 오픈 후 2달

뭔가 부족할 것 같아 가오픈이라 이름하고 어느 순간 정식 오픈이 되었다.  

간판의 유무로 오픈을 결정한다면 아직도 가오픈이라 해야 하나?

그렇게 2달이 흘렀지만, 정식 영업일이 목금토라 막상 손님과 대면하는 날은 많지 않았다.


이 집에는 임시 간판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흔히 오픈빨이라 하는 지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림 그리는 여러분들이 다녀갔고,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도 이 기회에 부르고, 

회사 사람들도 집들이 삼아 테이블 가득 채워서 불렀다. 

인터넷으로만 소통하던 블로그, 인스타 이웃들도 만났다. 

사람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이런 분들이 자리를 채워주었다.

이곳이 외딴섬은 아니기에 오며 가며 동네분들도 관심을 가져 주신다. 

"여기 어디서 운영하는 거예요?" 

이렇게 묻는 질문이 가장 많았다.

석교교회와 붙어 있으니 교회에서 운영할 거라고 생각하거나,

한옥을 수선하여 (이익 안 나는) 책방으로 하고 있으니 나라에서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다. 

사정을 들으신 분들은 

"어머~ 인사동 같은 한옥이 있어 너무 좋네~" 

"허름한 골목이 밝아져서 좋아요~" 

이런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신다. 

"다음에 올게요~" 하시며 구경만 하고 나가시지만.... 다시 오시겠지? 

나름 단골손님도 생겼다. 

니은서점의 마스터 북텐더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한 번 오는 손님은 그냥 온 손님, 두 번 오는 손님은 단골이라 하셨는데, 

우리는 카페를 겸하긴 하지만 공감하는 말이다.

3일 문 여는데, 거의 매일 오시며 여기저기 홍보해 주시는 바람님. 

이 동네에 분위기 좋은 카페가 생기기를 기도하셨다는 백토문화원장님. 

딸 챙겨주듯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궁중요리연구가님. 

그 외에도 두 번 이상 오시는 분들은 기억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서점이기를 바라지만 카페의 이미지가 큰 것.

더 많은 책을 갖다 놓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또 더 많은 분들이 한옥을 느끼고 가실 수 있다는 생각에 잘했다 싶기도 하다.

그만큼 책 한 권을 고르는데 더 신경을 쓰고 고민하게 된다.

며칠 전 서점에서 책을 한아름 구입하셨던 분이 올려주신 리뷰를 보며,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 가득하여 책방 일기를 열게 되었다. 

책방일기... 할 이야기가 많은데.....


https://www.instagram.com/p/Bxn2StElhQN/?utm_source=ig_web_copy_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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