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루살렘.
이스라엘 고고학 연구소.
데이비드 박사의 연구실.
책상 위에 항아리가 놓여 있었다.
3천 년 된 항아리.
그리고 그 안에서 나온 양피지들.
수십 장.
야엘의 기록.
비밀 기록.
데이비드는 그것을 모두 읽었다.
번역했다.
이해했다.
그리고 충격에 빠졌다.
2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그는 흥분해 있었다.
"대발견이다!"
"출애굽의 진실을 밝힐 수 있다!"
"역사를 다시 쓸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는 두려워했다.
책상 앞에 앉아.
머리를 감싸 쥐고.
고뇌했다.
'이것을 공개해야 하는가?'
'아니면 숨겨야 하는가?'
창밖을 바라보았다.
예루살렘 구시가지가 보였다.
통곡의 벽.
성전산.
알아크사 모스크.
성묘교회.
3
그는 일어나 창가로 갔다.
도시를 바라보았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
유대인.
기독교인.
무슬림.
모두 이곳을 성지라고 믿었다.
모세를 예언자라고 믿었다.
출애굽을 기적이라고 믿었다.
'만약 내가 이것을 공개하면?'
'만약 세상이 진실을 알게 되면?'
그는 상상했다.
혼란을.
분노를.
폭력을.
4
휴대폰이 울렸다.
학장이었다.
"데이비드, 어떻게 되어가나?"
"...작업 중입니다."
"발견한 것이 정말로 중요한가?"
"매우 중요합니다."
"좋아! 언제 발표할 수 있나?"
"...아직 모르겠습니다."
"왜? 문제가 있나?"
"해독이... 복잡합니다."
"서두르게. 이번 주 금요일에 기자회견을 잡아놓았네."
"금요일요?"
"그래, 전 세계 언론이 올 걸세."
"하지만 저는..."
"자네가 우리 연구소를 유명하게 만들 거야, 데이비드!"
전화가 끊겼다.
5
데이비드는 앉았다.
손이 떨렸다.
'금요일. 사흘 후.'
'결정해야 한다.'
'공개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그는 양피지를 다시 보았다.
야엘의 글씨.
3천 년 전의 글씨.
"언젠가 누군가 이것을 발견하기를."
"그리고 진실을 알기를."
"모세가 무엇을 했는지."
"왜 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희생했는지."
데이비드는 중얼거렸다.
"야엘, 당신은 이것이 공개되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대가를 생각했습니까?"
6
그날 밤.
데이비드는 잠들지 못했다.
뒤척였다.
생각했다.
만약 공개하면?
상상했다.
CNN 헤드라인:
"출애굽은 거짓이었다! 모세는 사기꾼!"
BBC:
"홍해는 기적이 아니었다! 조수 현상!"
알자지라:
"성경의 신화, 3천 년 거짓말 드러나!"
그리고 반응들.
종교 지도자들의 분노.
"신성모독이다!"
"거짓 문서다!"
"사탄의 속임수다!"
원리주의자들의 위협.
"박사를 죽여라!"
"진실을 묻어라!"
7
하지만 다른 목소리도 있을 것이다.
학자들.
"역사적 진실이다!"
"용감한 발견이다!"
"종교적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신론자들.
"봐라, 종교는 거짓이었다!"
"신은 없다!"
"인간이 만든 이야기일 뿐이다!"
그리고 혼란.
믿음의 위기.
정체성의 위기.
유대인들에게 출애굽은 무엇인가?
민족의 탄생 이야기.
정체성의 핵심.
만약 그것이 거짓이라면?
만약 모세가 사기꾼이었다면?
그들은 누구인가?
8
데이비드는 일어나 책장으로 갔다.
책을 꺼냈다.
『민족과 신화』
한 구절을 읽었다.
"신화는 거짓말이 아니다. 신화는 진실보다 깊은 진리를 담고 있다. 신화는 한 민족이 스스로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그는 책을 덮었다.
생각했다.
'진실이 항상 좋은 것인가?'
'때로는 신화가 필요한 것 아닌가?'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해?'
'의미를 찾기 위해?'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하지만 다른 목소리가 속삭였다.
'그것은 기만이다.'
'진실을 숨기는 것은 거짓말이다.'
'사람들은 알 권리가 있다.'
9
다음 날 아침.
동료 교수 레이철이 찾아왔다.
"데이비드, 괜찮아요?"
"...아니."
"무슨 일이에요?"
데이비드는 망설였다.
그리고 결정했다.
"레이철, 비밀을 하나 말해도 될까요?"
"물론이죠."
그는 양피지를 보여줬다.
설명했다.
모든 것을.
홍해가 조수였다는 것.
구름기둥이 연기였다는 것.
고라의 반란이 숙청이었다는 것.
정탐꾼 사건이 음모였다는 것.
모두.
10
레이철은 듣고 있었다.
충격에 빠진 표정으로.
데이비드가 끝났을 때.
그녀는 한참 침묵했다.
"이건... 믿을 수 없어요."
"하지만 증거가 있어요. 여기."
"증거가 문제가 아니에요."
"그럼?"
"파장이 문제죠."
"그래서 고민하고 있어요."
"공개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레이철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예루살렘을.
"데이비드, 제가 유대인이라는 거 알죠?"
"알아요."
"출애굽 이야기는 제게 특별해요."
"어렸을 때부터 들었어요."
"유월절마다 읽었어요."
"그것이 저를 유대인으로 만들었어요."
11
"만약 그것이 거짓이라면..."
레이철의 목소리가 떨렸다.
"저는 누구죠?"
"우리는 누구죠?"
"우리의 정체성은?"
데이비드는 대답하지 못했다.
레이철이 계속했다.
"하지만 동시에..."
"진실을 알 권리도 있어요."
"거짓 위에 세워진 정체성은..."
"정말로 의미가 있나요?"
그녀는 데이비드를 바라보았다.
"이것은 당신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에요."
"너무 큰 문제예요."
"알아요."
"그럼 어떻게 할 거예요?"
"모르겠어요."
12
그날 오후.
데이비드는 바티칸 고문 신부에게 전화했다.
토마스 신부.
고고학 전문가.
"신부님, 상담이 필요합니다."
"무슨 일입니까?"
데이비드는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발견한 것을.
내용을.
딜레마를.
토마스 신부는 오래 침묵했다.
"데이비드, 이것은 위험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공개하면 수백만 명의 믿음이 흔들립니다."
"하지만 진실입니다."
"진실이 항상 선은 아닙니다."
"무슨 뜻입니까?"
13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하지만 때로는 진리가 파괴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숨겨야 한다는 말씀입니까?"
"아니요. 하지만 신중해야 합니다."
"어떻게?"
"생각해보세요, 데이비드."
"모세가 왜 그렇게 했겠습니까?"
"백성을 구하기 위해서였죠."
"그렇습니다. 대의를 위해."
"그렇다면 당신도 물어야 합니다."
"지금 이 진실을 공개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됩니까?"
"아니면 해가 됩니까?"
14
전화를 끊고.
데이비드는 생각했다.
'모세도 같은 질문을 했을 것이다.'
'진실을 말하는 것이 백성에게 도움이 되는가?'
'그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신화를 만들었다.'
'나는?'
'나는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그는 양피지를 다시 읽었다.
야엘의 마지막 구절.
"모세가 무엇을 했는지."
"왜 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희생했는지."
'야엘은 이해하고 있었다.'
'모세의 고뇌를.'
'모세의 희생을.'
'그래서 기록을 남긴 것이다.'
'판단은 후대에 맡기면서.'
15
밤이 되었다.
데이비드는 다시 창가로 갔다.
예루살렘의 야경.
빛들.
수천 년의 역사.
수많은 기도.
수많은 믿음.
그리고 수많은 갈등.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기독교와 이슬람.
세속주의와 종교.
모두 이 도시에서.
'내가 진실을 공개하면 또 다른 갈등이 생긴다.'
'종교와 과학의.'
'믿음과 역사의.'
'신화와 진실의.'
그는 한숨을 쉬었다.
16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모르는 번호.
"여보세요?"
"데이비드 박사입니까?"
"그렇습니다만..."
"제 이름은 아브라함 코헨입니다."
"예루살렘 대랍비실의 고문입니다."
데이비드의 심장이 뛰었다.
"어떻게..."
"우리는 당신의 발견에 대해 들었습니다."
"누가..."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무엇을 할 것인가입니다."
17
"당신은 협박하고 있습니까?"
"아니요. 요청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신중하게 생각하십시오."
"당신의 발견이 공개되면."
"수백만 명이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유대인뿐 아니라."
"기독교인도."
"무슬림도."
"그들 모두에게 모세는 예언자입니다."
"그래서 진실을 숨기라는 겁니까?"
"우리는 진실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타이밍을 고려해야 합니다."
"세상이 준비되었습니까?"
"이 진실을 받아들일?"
18
전화가 끊어졌다.
데이비드는 앉았다.
머리가 복잡했다.
'그들도 알고 있었다.'
'내 발견을.'
'어떻게?'
'레이철? 아니야, 그녀는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누군가 내 연구실을 감시하고 있다.'
'모사드? 바티칸? 누구?'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갑자기 두려워졌다.
'내가 위험한가?'
'고라처럼?'
'정탐꾼들처럼?'
'진실을 아는 자는 제거되는가?'
19
다음 날 아침.
목요일.
기자회견 하루 전.
데이비드는 학장을 찾아갔다.
"학장님."
"오, 데이비드! 내일 준비는 됐나?"
"그게...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뭔가?"
"발표를 연기하고 싶습니다."
"뭐라고?"
학장의 얼굴이 굳었다.
"왜?"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합니다."
"검증? 자네가 일주일 동안 한 게 뭔가?"
"하지만 이것은 너무 중요한 발견입니다."
"실수할 수 없습니다."
20
"데이비드." 학장이 책상을 쳤다.
"이미 전 세계 언론에 발표했네."
"BBC, CNN, 뉴욕타임스."
"모두 내일 올 걸세."
"취소할 수 없어."
"하지만..."
"자네가 겁먹은 건 아니겠지?"
"무슨 말씀입니까?"
"종교계의 압력?"
데이비드는 대답하지 못했다.
학장이 다가왔다.
"데이비드, 우리는 학자야."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들이지."
"종교나 정치에 휘둘려선 안 돼."
"발견한 것을 발표하게."
"그것이 우리의 의무야."
21
데이비드는 연구실로 돌아왔다.
앉았다.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학장의 말이 맞다.'
'나는 학자다.'
'진실을 추구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다시 양피지를 보았다.
모세의 이야기.
고뇌하는 모세.
후회하는 모세.
하지만 필요한 일을 한 모세.
"후회하느냐고 물으면, 그렇소."
"하지만 필요했느냐고 물으면, 그렇소."
"그것이 지도자의 짐이오."
22
데이비드는 깨달았다.
'나도 지금 같은 선택을 하고 있구나.'
'진실을 말할 것인가.'
'아니면 침묵할 것인가.'
'모세는 침묵을 선택했다.'
'백성을 위해.'
'나는?'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그는 일어나 창가로 갔다.
마지막으로 예루살렘을 바라보았다.
도시.
사람들.
믿음.
역사.
그리고 결정했다.
23
금요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장.
수십 명의 기자들.
카메라들.
플래시.
학장이 무대에 올랐다.
"신사 숙녀 여러분."
"오늘 우리는 역사적인 발견을 발표합니다."
"데이비드 박사가 3천 년 된 문서를 발견했습니다."
"출애굽에 관한."
"자, 데이비드 박사를 모시겠습니다."
박수.
데이비드가 무대에 올랐다.
마이크 앞에 섰다.
손에는 봉투.
봉인된 봉투.
24
"신사 숙녀 여러분."
"저는 데이비드 박사입니다."
"지난 달, 저는 유다 광야에서 동굴을 발견했습니다."
"그 안에서 항아리를 발견했습니다."
"3천 년 된 항아리."
"그리고 그 안에는 문서가 있었습니다."
기자들이 앞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 문서는..."
데이비드는 멈췄다.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그 문서는 출애굽 시대의 것으로 추정됩니다."
"히브리어로 쓰여 있습니다."
"내용은..."
그는 봉투를 들어 보였다.
"이 봉투 안에 있습니다."
25
"하지만."
침묵.
"저는 오늘 이것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웅성거림.
"뭐라고?"
"왜?"
"무슨 소리야?"
학장이 일어섰다.
"데이비드! 무슨 짓이야!"
데이비드는 손을 들어 조용히 시켰다.
"제가 설명하겠습니다."
"이 문서는 매우 민감합니다."
"종교적으로."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공개될 경우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26
"그래서 저는 결정했습니다."
"이 문서를 국제 학술 위원회에 제출하겠습니다."
"그들이 검증할 것입니다."
"그들이 맥락을 연구할 것입니다."
"그들이 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수년이 걸릴 것입니다."
"어쩌면 수십 년."
"그동안 이 문서는 봉인됩니다."
"예루살렘 박물관에."
"언젠가."
"세상이 준비되었을 때."
"그때 공개될 것입니다."
기자들이 폭발했다.
"이건 검열이다!"
"진실을 숨기는 것이다!"
"우리는 알 권리가 있다!"
27
데이비드는 마이크 앞에 섰다.
차분하게 말했다.
"진실은 항상 중요합니다."
"하지만 타이밍도 중요합니다."
"어떻게 말하느냐도 중요합니다."
"이 문서는 수백만 명에게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들의 믿음에."
"그들의 정체성에."
"그래서 신중해야 합니다."
"성급하게 공개하는 것은 무책임합니다."
"저는 학자로서 이렇게 결정합니다."
그는 봉투를 들었다.
"이것은 언젠가 공개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그는 무대를 내려갔다.
기자들의 고함 속으로.
플래시 속으로.
28
회의장 밖.
레이철이 기다리고 있었다.
"데이비드..."
"했어요."
"옳은 결정이었나요?"
"모르겠어요. 하지만 필요한 결정이었어요."
"모세처럼?"
"...그렇게도 볼 수 있겠네요."
레이철이 물었다.
"후회합니까?"
데이비드는 모세의 말을 기억했다.
"후회와 필요는 다릅니다."
"후회하느냐고 물으면, 그렇습니다."
"진실을 숨기는 것이니까."
"하지만 필요했느냐고 물으면, 그렇습니다."
"세상이 준비되지 않았으니까."
29
그날 밤.
데이비드는 예루살렘 박물관에 갔다.
봉투를 제출했다.
특별 보관실에.
그들은 금고에 넣었다.
잠갔다.
"언제 공개될까요?" 큐레이터가 물었다.
"모르겠습니다."
"50년 후? 100년 후?"
"아마도."
"왜 그렇게 오래?"
"세상이 준비될 때까지."
데이비드는 금고를 바라보았다.
그 안에 야엘의 기록이 있었다.
모세의 진실이.
3천 년을 기다린 진실이.
다시 봉인되었다.
또 다른 시간을 기다리며.
30
연구실로 돌아와.
데이비드는 혼자 앉았다.
창밖을 바라보았다.
예루살렘.
빛들.
그는 중얼거렸다.
"모세, 이해합니다."
"당신의 선택을."
"당신의 고뇌를."
"당신의 희생을."
"저도 이제 같은 짐을 집니다."
"진실을 아는 자의 짐을."
"침묵해야 하는 자의 짐을."
"이것이 지도자의 짐입니다."
"아니, 진실을 아는 모든 자의 짐입니다."
31
그는 노트북을 열었다.
파일을 만들었다.
제목: "숨겨진 성서: 출애굽의 진실"
그리고 쓰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야엘의 기록을.
자신의 분석을.
자신의 고뇌를.
자신의 결정을.
이것은 공식 보고서가 아니었다.
학술 논문이 아니었다.
사적 기록이었다.
야엘처럼.
진실을 위한 기록.
언젠가 발견될 기록.
32
그는 썼다:
"나는 데이비드 박사, 고고학자이다."
"나는 진실을 발견했다."
"출애굽의 진실을."
"모세의 진실을."
"하지만 나는 그것을 숨겼다."
"공개하지 않았다."
"왜? 세상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옳은 결정인가?"
"나는 모른다."
"하지만 필요한 결정이었다."
"모세가 그랬듯이."
"야엘이 이해했듯이."
"나도 이제 이해한다."
"진실이 항상 자유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을."
"때로는 진실이 파괴한다는 것을."
"그래서 때로는 침묵이 필요하다는 것을."
33
"하지만 진실은 영원히 숨겨질 수 없다."
"언젠가 드러날 것이다."
"세상이 준비되었을 때."
"그때까지 이 기록을 남긴다."
"미래의 누군가를 위해."
"그들이 판단하기를."
"모세가 옳았는지."
"내가 옳았는지."
"아니면 우리 둘 다 틀렸는지."
그는 파일을 저장했다.
암호화했다.
클라우드에 백업했다.
그리고 닫았다.
34
그날 밤.
데이비드는 꿈을 꾸었다.
광야였다.
그는 동굴 앞에 서 있었다.
야엘이 나왔다.
"박사님."
"야엘..."
"제 기록을 읽으셨군요."
"네."
"어떻게 하셨습니까?"
"숨겼습니다. 당신처럼."
야엘이 미소 지었다.
"잘하셨습니다."
"하지만 제가 옳은 일을 한 건가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필요의 문제입니다."
"모세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35
"하지만 진실은..."
"진실은 기다릴 수 있습니다."
"얼마나?"
"필요한 만큼."
야엘이 동굴로 돌아갔다.
"언젠가 세상이 준비될 것입니다."
"그때 진실이 드러날 것입니다."
"그때까지 기다리십시오."
"고통스럽지만."
"그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진실을 지키는 자의 역할."
그녀가 사라졌다.
동굴이 닫혔다.
데이비드는 깼다.
땀에 젖어서.
하지만 평화로웠다.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36
아침.
해가 떠올랐다.
예루살렘 위로.
데이비드는 창가에 섰다.
도시를 바라보았다.
사람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기도하러 가고.
일하러 가고.
살아가고.
그들은 몰랐다.
박물관 지하에 무엇이 있는지.
3천 년의 비밀이.
그리고 그것이 좋았다.
지금은.
37
하지만 언젠가.
50년 후든.
100년 후든.
1000년 후든.
누군가 그 금고를 열 것이다.
봉투를 열 것이다.
야엘의 기록을 읽을 것이다.
그리고 알 것이다.
진실을.
그리고 그때.
그때 세상이 판단할 것이다.
모세를.
데이비드를.
그리고 모든 진실을 숨긴 자들을.
옳았는지.
틀렸는지.
필요했는지.
비겁했는지.
38
데이비드는 웃었다.
씁쓸하게.
"우리는 모두 모세의 후예구나."
"진실을 알고 있지만."
"침묵하는 자들."
"대의를 위해."
"평화를 위해."
"질서를 위해."
"혹은 그저 비겁함 때문에."
"누가 판단할 수 있을까?"
그는 커피를 마셨다.
쓴 커피.
그리고 일을 시작했다.
다른 발굴 계획.
다른 유물.
다른 진실.
어쩌면 또 숨겨야 할.
삶은 계속되었다.
진실과 침묵 사이에서.
* * *
[끝]
39
하지만 금고 안에서.
봉인된 봉투 안에서.
야엘의 마지막 구절이 기다리고 있었다.
"진실은 숨길 수 없다."
"오직 지연될 뿐이다."
"언젠가 드러날 것이다."
"그리고 그때."
"인류는 선택할 것이다."
"편안한 거짓과."
"불편한 진실 중."
"그것이 인류의 시험이다."
"3천 년 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그리고 예루살렘 밤하늘 아래.
도시는 잠들었다.
신화와 함께.
진실이 기다리는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