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보관소

에피소드 #1.

by 노연석

저희 행복보관소에 직접 행복을 맞기지는 못하시겠지만, 각자의 행복 보관소에 잘 보관해 두고 계시지요.


어제는 행복보관소 문을 열고 저의 작은 행복이야기를 보관해 두었습니다.


2월 10일은 둘째 딸아이 16번째 생일이었습니다.

저는 딸 둘 아빠인데 저희 아이들은 언제부터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딸들이 생일에 꼭 편지를 써 주고 있습니다.

물론, 물질적으로 저에게 선물을 할 수 없었던 시절에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사실, 이런 편지가 어떤 물질적인 선물보다 더 좋은 선물입니다.


전에도 한번 했던 이야기했던 내용인데, 딸들의 편지를 받으면서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그리고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는 하지만 내적 성장의 모습을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매년 저에게 배달되는 편지의 내용을 보면서 딸들이 얼마나 많이 내적으로 얼마나 성숙해지고 자아를 갖춰가는지를 글쓰기의 변화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짧은 글이라도 글로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달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 생각하곤 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생일날이면 아이들에게 편지를 써주고 있는데 생일을 맞이 한 딸들도 아빠가 그림도 그려서 편지를 같이 써주니 정말 좋아합니다.


일하고 있는데 카톡이 왔습니다.

제가 써 준 편지를 사진으로 찍어서 저에게 보내 주고 행복해하는 이모티콘들을 마구마구 보내왔습니다.

이 정도이면 딸바보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틀린 이야기도 아닐 겁니다.

이런 것이 행복이 아닐까라고 댓글로 보관했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생겼습니다.

늘, 제 글을 읽고 댓글을 달아주시는 작가님께서 저에게 선물을 주셨습니다.

저는 딸아이만 둘인데 잠깐이지만 아들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들과 생축 편지를 주고받는 모습.. 읽으면서 마소 짓는 표정.. 그걸 행복충전소 메인 사진으로 올리심이 어떨는지요??"

딸아이라 그런 사진이 올라가는 것을 매우 싫어 한 답니다. 아쉽게도 그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댓글에 답글을 달아드리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니 오해가 확산되고 있었습니다.

"오, 둘째 아드님 생일 축하한다 전해 주셔요~~

아드님이 아빠 편지에 더 행복할 것 같은데요~~**"


긴급히 아들은 없지만 감사하다고 댓글을 달아 조기 진화를 했습니다. 그럴 일은 없지만 더 커졌더라면 어휴~, 더 많은 분들께 폐를 끼치는 일이라 상상도 하기 싫네요. 오해의 소지를 만들어 죄송합니다.



반성의 시간

제가 쓴 댓글을 잘 보니 아들이라는 말은 없었지만 아이들이란 말이 아들이라고 잘못 보이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글을 쓸 때 이런 부분은 명확하게 써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과 독자를 배려한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해 봅니다.


수많은 글들이 올라오는 브런치의 글들을 사실 정독해서 보는 분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명확하지 않은 문장, 단어 사용은 충분히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거나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배려를 생각하지 않고 있고 글을 쓰고 있음에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 봅니다.


한편으로, 이런 오류로 재미있는 해프닝이 만들어져 의도치 않은 즐거움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글은 좀 더 신경을 써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딸아이의 생일을 축하해 주신 작가님들께 감사드리고, 새해 소망하시는 모든 일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행복한 2021년 한 해를 만들어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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