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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필리아노 Apr 15. 2021

바람이 불어와 내게 말했다.

기대치에 못 미친하루

 바람이 불어와 내게 말했다. 아직 네가 생각한 것만큼 따뜻함을 너에게 줄 수 없다고...


이번 주는 비가 온 뒤로 날씨가 참 좋습니다. 매일 아침 정말 상쾌한 기분으로 기분 좋게 회사에 출근을 하고 있고 아침 날씨가 그렇게 춥지는 않아 좋았는데, 퇴근시간만 되면 바람이 강해지고 추워져서 가볍게 입고 나간 저는 낭패를 보곤 합니다. 오늘은 따뜻해지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하지만 날씨는 여전히 아직 쌀쌀맞게도 춥네요.


인생을 살면서도 무언가에 기대하고 기대했던 일들이 기대했던 것 만 못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도 없는 기대를 하고 살고 있지 않은가.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기대라는 단어는 설렘이 묻어있는 단어인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기다림." 뜻처럼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기다림을 하는 것은 설렘이겠지요.


나의 하루가 행복하고 평온한 하루가 되고 주변 사람들과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그런 하루가 되기를 희망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늘 하는 명상을 통해 오늘 하루의 마음속으로 다짐한 일들이 잘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집을 나서며 오늘은 따뜻하고 맑은 공기 가득한 날씨였으면 하는 기대 해  봅니다. 봄이 오는 듯하더니 잠시 심술을 부리고 있어 변화에 장단을 맞추기 쉽지 않은데 그냥 제가 일기예보를 잘 보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일기예보를 볼 때 이제 바람의 세기도 좀 봐줘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처럼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 최근에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오늘은 바람이 좀 덜 불어 줬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추가해 봅니다.


출근길 버스 안에서 읽고 있는 책을 회사에 도착하기 전까지 읽고 있는 모습을 기대를 심어 봅니다. 하지만 10여분이 지나면 여전히 눈은 감기고 손에 힘이 풀려 책을 떨어뜨릴 뻔하기도 하며 책은 가방 속으로 들어가고 이내 눈을 감아 봅니다.

요즘 독서량이 현저히 떨어져 이런 기대를 해 보지만 오늘도 이 기대는 접어야 하는 기대였습니다.


회사에 도착하고 사무실에 들어서며 오늘은 미뤄 왔던 일 먼저 처리하고 다른 일들을 추진하자는 마음과 그 일이 잘 해결되었을 때 뿌듯함을 기대하며 자리에 앉습니다.

메일함을 열자 밤새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기대와 다른 하루가 될 것이라는 예감을 해 봅니다. 그런 노래도 가사도 있죠.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이승환 씨의 노래죠.


메일은 빙산의 일각 아침 내내 쏟아지는 메신저 공격에 정신을 차리기 힘듭니다. 화면 가득한 메신저 창 저 아래 처다 보기 실은 메시지들이 날아들면 우선순위를 길게 늘어선 줄 저 끝에 세워 둡니다.


시스템 장애 발생 10일이 지나가는데 아무로 문제의 해결 방안과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음,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모습에 심기가 불편하던 상태에서 들어갔던 며칠전 회의.

그동안 쌓아왔던 마음을 터트려 회의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었었고 분위기 싸했던 날의 회의에 이어지는 오늘의 회의에는 어색함이 감돌겠지만 며칠 전의 분위기가 그대로가 아닌 그리고 나 자신도 계속 그런 분위기로 몰고 가지 않으리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회의가 원만하게 진행되는 모습을 기대하며 회의에 참석합니다.


이전 회의에서 싸늘하게 만들었던 분위기 때문인지 회의가 엄청 잘 준비되었습니다. 하지만 회의 결과는 여전히 원인을 찾지 못하고 끝내야 했지만 기대 덕분인가? 기분 좋게 회의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기대란 사람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회의 후 이어지는 일들을 처리하다 보니 퇴근 시간은 지나고 밥시간도 지나고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 나를 퇴근 버스를 타는 미래에 데려다 놓습니다. 

월요일부터 해야 하겠다 마음먹고 오늘은 꼭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일은 손도 대지 못했습니다. 급한일이 아니라 조금 늦어져도 되기는 하지만 이 일이 잘 풀려야 앞으로 일이 수월해지는데 계속 어딘가 채한 것 같은 기분으로 계속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하루가 내 기대만큼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해 봅니다.


조금 늦게 귀가한 집에서 밥을 먹고 쉬다가 오늘은 좀 일찍 잠을 청하고 내일 아침은 가볍고 상쾌한 마음으로 시작할 것을 기대해 봅니다. 

그런데 늘 변수가 생깁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메신저 방에서 옛 동료들과 수다를 떨며 오다가 술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메신저의 대화들이 머릿속에 연장되면서 자연스럽게 안주거리를 만들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어느새 식탁 위에 소주 한 병과 쭈삼불고기가 올라와 있습니다. 소주 한 병이면 딱인데 맥주 한 캔을 더 마십니다. 내일 아침은 좀 피곤할 것 같네요.

어쩌면 집으로 귀가를 하며 마음속 저 안쪽에 숨겨둔 기대가 소주 한잔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의지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기대했던 만큼의 오늘의 삶을 살지 못해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은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의식적으로 기대할만한 것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하루를 살아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은가 생각해 봅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요? 하지만 하루 안에 소소한 기대들은 실망할 만큼의 큰 실망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니 기대는 계속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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