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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봄을 향해 나아가기

by 노연석

삶을 살다 보면 매섭게 불어오는 바람도 맞으며 살아가야 한다. 잠시 머물다 지나가는 매서움이지만 그때는 그 매서움이 언제쯤 끝날까란 생각을 하며 웅크려 들뿐 맞서 싸우려 하지 않는다. 그저 늘 그랬던 것처럼 조용히 그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린다. 나는 늘 그랬었던 것 같다.


매서운 날씨는 이제 슈퍼컴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여 사전에 대비를 할 수 있지만 갑자기 예고 없이 찾아오는 매서운 추위도 있다. 하필이면 그 매서움을 지금 만날 것이 무엇인가? 그렇지 않아도 차다운 냉기가 흐르는 곳곳에 물을 뿌리고 더 차가운 바람을 불어대는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한파, 어디서 이런 한파를 만날 수 있단 말인가?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겠지만 가만히 있기보다는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심정으로라도 고쳐 나가야 함은 명백하고 분명하다. 함께 힘을 모아 바람을 막을 벽을 쌓고 내리는 눈을 막기 위한 지붕을 얹어야 한다. 손 놓고 있다 매서움에 매서움을 더 한 추위에 꽁꽁 얼어붙는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되고 지켜보기만 하는 신세가 되면 돌아오는 것은 없다. 후회와 절망뿐이다. 몇 개월이 지나 봄이 찾아올 무렵까지 고통과 분노 속에서 살아야 한다. 그냥 바라만 보기만 하다 봄이 찾아와도 봄을 맞이할 수가 없을지 모른다. 시대가 많이 변해서 이제 사람들은 그냥 바라보고만 있지 않는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고 틀린걸 바로 잡으려 움직인다.


한파가 멈추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다. 무작정의 기다림은, 방관은 봄을 만나지 못하게 할 뿐이고 봄이 와도 싸늘함이 가시지 않을 것이다. 봄여름가을 모두 겨울로 살아야 할 수 도 있다. 변화를 갈망하고 움직이는 사람들처럼 행동하지 못할지라고 관심은 두어야 한다. 삶을 봄처럼 살아가려면 말이다. 걱정만 한다고 변화되는 것은 없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몸뚱이를 움직여야 산다. 마음속에 새겨진 그 상처가 빨리 아물 수 있도록...


누구에게나 봄은 추운 겨울날의 기다림이 된다. 그 기다림은 삶을 살아가는 희망이고 살아가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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