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제작의 3대 요소
내가 10년간 해온 이벤트들은 모두 서울과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의 20~30대를 주요 관객층으로 설정하고 진행해 왔다. 그들 입장에서 찾아갈 수 있는 곳을 선정하다 보면, 수도권 내에서 진행할 수 있는 장소는 많지 않다. 특히 1만 명 이상의 대형 이벤트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월디페의 경우 이러한 상황을 아예 탈피해 보고자, 양평과 춘천으로 개최 장소를 옮겨 보기도 했으나, 관객들을 양평과 춘천까지 유치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춘천을 마지막으로 "축제는 여행이어야." 한다라는 생각은 국내 이벤트 진행 시에는 덜어내기로 했다.
1만 명 이상 이벤트 진행 가능한 서울 경기권 대관 가능 장소
잠실주경기장(리모델링이 예전부터 결정되어 있었는데. 시작하면 최소 3년은 대관불가.)
올림픽공원
서울랜드
난지한강공원
인천 파라다이스호텔
킨텍스
코엑스 (주류불가)
국내 이벤트 제작사 중 어느한곳도 부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할 때마다 빌려야 한다.
장소 선정이라고 하였으나 실제로는 대관이다. 빌려야 한다. 국내 이벤트 제작사 중 어느한곳도 부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할 때마다 빌려야 한다. 대관 비용으로 전체 지출의 10%가 적당하며, 10% 넘어 20%가 되면 진행하는 의미가 없어진다.
물리적 기능, 서비스 기능, 이미지 기능 그리고 환경적 요소 등을 체크해야 한다. 면적, 형상, 천정높이, 배치, 동선상의 특징, 하중의 조건과 고정방법, 전원공급 및 공급용량, 급수배수, 지반상황과 내구력, 포장과 복구조건, 풍속, 전력공급 루트, 접근성, 주변환경, 수용인원, 기간시설, 서비스시설, 전시시설, 행사시설, 영업시설, 공급처리시설, 교통액세스 관련시설, 셋팅시 반출 반입 방법, 각종 등록면허 등을 체크해야 한다. 많은 거 같지만, 하다 보면, 눈으로 한번 보고, 몇 번 물어보면 다 파악할 수 있다.
잘못 파악해서 보완해야 하거나
현장에서 사고가 일어나면 그 모든 게 추가지출이 된다.
개최일인 날짜지정의 경우 주최측의 완전한 의견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이때쯤 하면 좋겠다는 대략적인 시기는 있지만, 결정적으로는 대관측의 일정에 좌지우지되며, 추가적으로 해외 아티스트를 섭외했을 경우 해당 음악 장르의 초대형 이벤트가 있을 경우 그쪽으로 섭외가 되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아티스트가 참여하기 때문에 해당 초대형 이벤트의 일정은 피해야 한다. EDM의 경우 대표적으로 EDC와 UMF 그리고 ADE, TOMOROWLAND가 있다. 이외에도 주요 타겟층이 방학을 하는지. 시험기간인지 등 진행하는 이벤트가 목표로 하는 관객층의 연령대나 관련 일정을 체크해야 한다. 그리고, 국내 행사 중 대체제이거나 경쟁상대 이벤트의 일정을 모두 확인하여 겹치지 않는 날자를 선정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 네임드 이벤트가 되면, 대관측과도 반년 전부터 일정을 협의할 수 있고, 해외 이벤트 일정도 확인할 수 있고 하여 날자지정을 빠르게 할 수 있는데. 결정이 되면 빠르게 개최일자를 공표해도 된다. 그러면, 경쟁상대들이 알아서 피해 간다.
애초에 같은 장르의 이벤트 종사자들의 경우 협의체를 만들어서 한 달에 한 번씩 밥 먹는 모임을 가지면서 미리미리 일정 조정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이렇게 일정을 기민하게 결정해야 될 이벤트들은 일반적으로 관객 동원을 최소 1만 이상하고 있는 네임드 페스티벌들이라서, 그게 아니라면 좀 더 간편하게 개최 일정을 결정하면 된다.
한 번에 대형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도 좋겠지만, 현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보건대. 앞으로는 1만 명 이상의 대형 이벤트 진행은 더 큰 리스크를 짊어지게 될 것이다. 포기하자는 것보다는 전략을 바꿔야 된다.
1년에 한 번이 아니라
다양한 장소에서 자주, 작거나 크게 할 수 있도록
이벤트를 모듈화 해야 한다.
최종 정산서와 비교했을 때 거의 똑같이 최대한 정확하게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세하게 명목을 만들어서 예상 매출과 매입을 작성한다. 매출은 최악 또는 실현 가능한 수준으로 작성하고, 매입은 최대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이 부분에서 사기꾼인지 아닌지가 갈리게 된다. 아니면 미래의 빚쟁이가 되는 계획서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작성하게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보통, 거꾸로 작성하기 때문이다. 최대 매출, 적정 매입으로 작성하면 매출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적정한 매입은 계속 늘어날 테니까. 가예산서 작성은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시작이다. 최대한 자세하게 작성하는 것을 목표로 둔다.
축제 이벤트에서 매출은 가장 큰 부분을 티켓 매출이 차지하고, 그다음이 협찬 후원이다. 추가적으로 주류매출과 푸드매출, 그리고 VIP를 운영할 경우 VIP 매출로 구성할 수 있으며, 기타 추가적인 매출이 있다면 표기하면 좋지만, 티켓매출 이외의 매출은 보너스로 생각하는 것이 좋고, 예상 티켓 매출만을 기준으로 매입을 구성하는 게 좋다. 보너스로 생각한다는 것은 표기는 하되 확실하지 않을 경우에는 매출을 0원으로 잡는 것이다.
가예산 작성은
매출을 최악으로 매입은 최대로 작성하고
최악을 최대로, 최대를 적정선으로 하는 방법을
끎임 없이 고민하기 위한 출발선을 긋는 것이다.
가예산 샘플
참고자료로 내가 실무에 사용했던 가예산 샘플을 첨부해 놓았다. 가예산서의 별도의 포멧은 없다. 잘 정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만들면 된다. 항목도 마음대로 만들면 된다. 나 같은 경우에는 나중에 가예산서를 복사하여 정산서로 사용했다.
최종정산서의 항목생성 기준은 세금계산서나 카드영수증이나 카드영수증 리스트였다. 그리고 모든 항목의 증빙서류를 구글 프레젠테이션과 연동시켜서 정산에 따른 증빙서류와 확인날자, 입금방식, 사업자 등 해당 지출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모아서 관리했다. 구성원들이 한번 결제진행절차와 사후 증빙에 대해서 이해하면 실시간으로 결제가 진행되는 상황을 확인할 수 있고, 이벤트가 끝나고 증빙절차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 전자결재로 결재요청서 올려서 결제하는 방법이 있긴한데. 해당 포멧에 맞추다 보면 제대로된 증빙이 이루어지지도 않고, 특히 결제상황이 한눈에 보이지 않고, 실시간 확인이 불가능 해서 사용하지 않았다.
비효율적인 방식과 실시간 진행상황이 확인되지 않는 업무툴은 자제하자는 주의이다. 비효율적이라는 걸 알면서 회사업무의 일환이라고 감내한다면, 일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스트레스를 동반하고, 결제를 요청하는 사람이 업무의 주인이 아니라, 결제를 요청받고 진행해야 하는 사람이 업무의 주인 아닌 주인이 되버리는 거지같은 상황을 발생시킬 뿐인 비효율적인 회사놀이가 된다고 생각한다.
음악을 주요 콘텐츠로 삼는 음악축제의 경우 라인업에 지출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해외 아티스트에 의존하는 음악 페스티벌 경우 보통 30% 이상 많게는 50%까지 라인업에 지출이 구성하게 되는데. 이렇게 구성할 경우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축제 성장은 불가능하다.
매년 개최할수록 관객의 규모는 커질 수 있겠지만, 라인업을 섭외하여 티켓을 판매하는 축제 사업 모델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포화상태이다. 라인업 섭외가 무한경쟁구도가 되어 적정 섭외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미술품 경매처럼 더 높게 부르는 게 값이 되고 섭외가 이루어지는 상황이 되었다. 음악 축제로서의 상징성이나 국제적인 영향력이 없다면 아티스트는 섭외비를 많이 부르는 곳과 계약을 한다. 음악 축제 주최측으로서 존중받지 못하고 아티스트에게 축제 자체를 휘둘리게 된다. 전체 라인업뿐만 아니라, 무대의 디자인과 구성까지 아티스트의 요구가 영향을 미치게 되고, 주최측으로서의 주관적인 진행은 불가능해진다.
이런 거지 같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라인업에 의존하지 않는 음악 축제를 만드는 것이다. 그 시작은 지출 구성부터 시작할 수 있다. 관객이 축제 고유의 브랜드성을 느끼는 요소는 무엇인가? 관객은 어떤 요소가 있을 때 최고라 말하는가? 등 라인업이 아닌 관객이 반응하고 최고라 평가할 수 있는 브랜드만의 요소를 찾아내서 거기에 수익을 배분해서 차근차근 자산화 해야 한다. 관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압도적인 고유의 브랜드성이 있어야 라인업 섭외와 공개에 따른 점진적인 관객 유치에서 벗어나, 브랜드만으로 단기에 관객을 유치하는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것이 진정한 흥행이다.
관객이 축제 고유의 브랜드성을 느끼는 요소는 무엇인가?
라인업 이외에 관객은 어떤 요소가 있을 때 최고라 말하는가?
진정한 흥행은 라인업이 아닌 브랜드만으로
관객을 단기간에 유치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음악 축제는 라인업이 이만큼 유명하니까. 공개를 하면 이만큼 관객 유치를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매우 근거가 빈약한 기대감에 말도 안 되는 섭외비를 감당하면서 라인업을 섭외하고, 축제 로고 박아서 공개하는 게 대부분 축제 주최측이 하는 해외 아티스트 공개 과정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전체 매출의 30% 또는 심지어 50%까지 지출하게 되는 것이다. 아티스트 비용을 전체 매출의 최대 25% 이하로 구성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다.
당연한 소리지만, 이거 떼고 저거 떼고 하다보면 예상보다 실제 수익은 놀랄만큼 줄어든다. 실시간으로 티켓매출을 확인하고, 실제로 사용가능한 금액이 얼마인지 체크할 수 있어야 한다.
100만원 매출시 떼어지는 이거저거
예매처 수수료 약 6.6%
음악저작권 3%
부가가치세 10%
대관처 수익쉐어 약5~10%
표기해 보니 암울하다. 부가가치세를 예외하더라도 100만원 중 20만원은 매출이 일어나는 동시에 사용하면 안 된다. 돈이 내 통장에 입금되기 전에 차감되거나, 이벤트가 종료되고 지급해야 하는 돈이기 때문이다. 남은 80만원에서 수익도 남겨야 되고, 현장도 꾸며야 되고, 아티스트도 섭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