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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쾀 Aug 18. 2017

예쁜 영화 <더테이블>

70분간 내게 힐링을 선물하다. 

*스포 없습니다


예쁜 영화가 있다면, 바로 <더테이블>을 두고 하는 말 아닐까. 

이미지 출처: Daum 영화

어쩌면 오래전부터 이 영화를 기다려왔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느낌의 영화를 본 게 언제 적인지. 제목도 기억이 안 날만큼 난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영화에 길들여지고 있었던 것 같다.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가 그쳤다 하는 괴상한 날씨에 본 <더테이블>은 70분이라는 다소 짧을 수 있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뒤숭숭했던 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주었다. 


예쁜 영화, <더테이블>

<더테이블>은 하루 동안 테이블 하나에 머물러간 네 개의 인연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네 개의 인연은 모두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하나는 안타까움, 하나는 슬픔, 하나는 분노, 또 하나는 따뜻하고 유쾌함. 똑같은 카페의 테이블에 앉아서 연출되는 다양한 감정선은 배경이 달라지지 않는 이 영화에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게끔 하는 큰 매력이다. 

이미지 출처: Daum 영화
관객들은 두 사람의 관계를 상상하게 된다 

<더테이블>의 장면은 크게 4개로 나뉜다. 물론 네 개의 인연이 나와야 하니까 당연한 것이겠지만. 모든 4 장면들은 두 사람의 대화로 시작된다. 관객들은 처음엔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 관계인지 알지 못한다. 두 사람의 대화 어조, 내용, 표정, 그리고 목소리에서 묻어 나오는 감정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를 유추하고 상상하게 된다. 그리고 대화가 끝나갈 때쯤 관객들은 모두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된다. <더테이블>은 배우의 목소리 톤, 표정 그리고 대사 하나하나에 집중을 하게끔 만들어서 웬만한 액션 영화 이상의 몰입감을 만들어낸다. 물론 이런 몰입감을 만들어낸 데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 있었겠지만. 그래서 난 <더테이블>을 예쁜 양파 같은 영화라고 하고 싶다. 장면 하나하나가 보면 볼수록 더 보고 싶어 지게끔 연출되어있어서. 

이미지 출처: Daum 영화

이 영화를 보면 정말 '힐링'이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장면 하나하나가 참 예쁘다. 사진으로 찍어서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해놓고 싶을 만큼. 텅 빈 의자, 비 오는 날 창문, 찻잔 하나하나가 영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특히 <더테이블>엔 인물의 얼굴 클로즈 샷이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배우들 표정 하나하나를 잘 살리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부분이 아닐까 싶다. 


70분간 힐링할 수 있는 영화 

피가 튀기고, 폭탄이 터지고 소리를 지르는 영화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 

일상 속에서 잠시라도 눈 정화를 하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배우들의 멋진 연기력을 보고 싶은 사람들은 <더테이블>을 봤으면 좋겠다. 비록 흥미진진한 플롯이나 반전, 소름 돋는 결말이 있는 것이 아니지만, 4개의 인연을 보며 우리 자신이 맺어온 인연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하는 그런 잔잔한 영화다. 


<더테이블>의 70분은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이지만 그 여운은 70분 그 이상으로 당신 곁을 머물 것임을 난 알 수 있다. 


시사회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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