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느쾀 Feb 04. 2017

전체주의에 대한 경고

조지 오웰의  <1984>

얼마 전에 신문 기사를 봤는데 미국 베스트셀러 1위가 조지 오웰의 <1984>라는 내용의 기사였다.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은 읽어봤으나 <1984>은 애석하게도 읽어본 적이 없었다. 책장에 전시해놓은 지는 3년이 족히 넘었다. 먼지도 쌓이고 이제 '장식품'이 된 <1984>. 나중에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여기까지 온듯싶다. 미국 베스트셀러  1위로 뽑히기까지 한 <1984>. 이제는 읽을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1984>의 세계관

조지 오웰의 <1984>의 세계는 3대 초강대국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세아니아, 유라시아, 동아시아가 3대 초강대국들인데, 소설의 주 무대는 오세아니아이다. 오세아니아의 행정부는 또 4부로 나누어져 있다. 평화부는 군사를 관리하고, 애정부는 사상, 풍무 부는 물자, 그리고 진리부는 선전을 맡고 있다. 그리고 이들을 관리하는 총책임 지위는 '당'이 가지고 있다. 당이 말하는 것은 모두 진리이다. 이는 사상 통제와 과거 통제를 통해 이루어진다. 사상 통제는 텔레 스크린, 마이크로폰을 나라 곳곳에 설치하여 사람들의 일거수 투족을 감시한다. 혹시 그들이 불순한 사상을 갖거나 의심 가는 행위를 하면 바로 적발되어 애정부로 넘겨져 혹독한 고문을 받는다. 과거 통제는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날조하는 행위이다. 현재 당의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불리한 과거는 삭제된다. 사람들은 이중사고를 통해 과거가 날조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진리라고 믿게 된다. 


윈스턴 스미스는 이런 사회에서 당의 우두머리인 빅 브라더를 증오한다. '빅 브라더 타도'를 몰래 일기장에 적기도 한 외부 당원이다. 하지만 오브라이언이라는 내부 당원의 음모에 속아 모진 고문을 받고 세뇌를 당한다. 결국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하게 되고, 사형을 당하게 된다. 


여기서 당의 지배자들은 권력을 수단이 아닌, 목적 그 자체로 여긴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끝나지 않는 전쟁을 다른 초강대국과 하고(하는지 조차 의심스럽다), 사람들을 감시하고 인간성을 빼앗는다. 오죽하면 당의 슬로건이 '전쟁은 평화. 자유는 굴종. 무식은 힘'이겠는가. 


조지 오웰은 <1984>를 통해 뭐가 진실인지도 모르고 인간의 본질을 잃어가는 사람들, 권력을 무자비하게 추구하는 독재자들에게 경고한다. 그리고 윈스턴 스미스가 굴복하지 않고 승리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조지 오웰의 경고

책을 읽다 보면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하고.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라는 문구를 찾을 수 있다.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내가 배운 사실들이 혹시 '진리'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나도 모르게 어떤 이데올로기에 세뇌를 당해 진실인 것처럼 믿어온 것일 수도 있다. 과연 진정한 진리는 어떻게 찾아야 할까. 일본이 역사를 왜곡한다고 비방하기 전에, 우리나라도 역사를 왜곡해온 것이 있을지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수적이다. 


역사뿐만 아니라, TV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뉴스, 페이스북에서 돌아다니는 토막 기사들 모두 사실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실제로 발표되었던 뉴스 기사가 알고 보니 허위였다든지, 유포자가 날조된 정보를 제보했다던지 등 진실 여부가 불확실한 정보가 우리를 항상 둘러싸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유식한 것이 무슨 의미일까. 한 번이라도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인 정보만 가득하다면 이는 유식이 아니라 '무식'이다. 


무비판적으로 정보를 수용하는 모습은 <1984>에서 빅 브라더에 광적으로 열광하는 당원들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조지 오웰은 이런 점을 경고한 것이다.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용한다면 결국 당신은 '무식'해지는 것이라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2+2=5'와 같은 말도 안 되는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힐 수 있다고. 틀에 갇힌 사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실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한 번이라도 다시 의심해보는 것, 이런 비판적 태도가 넘처나는 정보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THAA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