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인도 뭄바이에서는 5천 명이 넘는 도시락 배달원 '다바왈라'들이 집에서 부인들이 만든 20만 개의 도시락을 남편 직장에 배달한다. '영국 왕도 직접 와서 보고 놀랐고 하버드 사람들이 이 시스템을 연구했는데 결점이 없다고 했다'고 자부하는 늙은 다바왈라의 말처럼 배달 사고가 날 확률은 600만 분의 1에 불과하다고. 그런데, 그 '600만 분의 1'에 불과한 배달 사고가 나면서 영화 <런치박스>가 시작된다.
사잔(이르판 칸)이 가장 좋아한다는 에그플랜트(가지) 요리를 먹어 보고 싶다.
일라(님랏 카우르)가 가장 좋아하는 '키마 파오'도 마셔 보고 싶고
일라의 할머니가 낡은 일기장에 써놓았다는 봄 사과 레시피가 궁금하다.
셰이크가 잘 한다고 자랑하는 양고기 요리 '파산다'도 먹어 보고 싶고
영화가 다 끝날 때까지 목소리만 들었던 위층 이모(안띠!)의 모습이 못내 궁금하다.
늦은 봄, 이르판 칸의 부고를 듣고 오랜만에 <런치박스>를 다시 보았다.
사잔과 일라가 주고받은 도시락 편지를 생각하며
PAPER 여름호 '맨발의 영화' 원고를 썼다.
이르판 칸과 내가 동갑이라는 사실을 알고 조금 슬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