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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드김 Jul 17. 2019

바이올린 테크닉의 끝을 본 공연

Richard Lin, 두시간동안 관중을 완벽히 사로잡다.

클래식 음악과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차이코프스키 콩쿨, 쇼팽 콩쿨, 퀸엘리자베스 콩쿨, 센다이 콩쿨, 인디애나폴리스 콩쿨 등등.. 이런 콩쿨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나는 참가자들의 연주를 모두 챙겨듣지는 않더라도 올해는 누가 Final에 올라갔는지, 누가 우승을 했는지는 찾아보곤 했다. 


정말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는 여러 바이올린 콩쿨에서 요즘 '빛남'을 뿜어내는 연주자들 중 한명이 Richard Lin이다. 



항상 Final에 들어가고, 우승도 하는 연주자.


유툽으로만 그의 연주를 들었는데, 그의 테크닉과 음악은 컴퓨터 화면에서도 매우 빛이 났었다. 그래서 언젠가 꼭 한번 랜선이 아닌 연주장에서 그의 연주를 듣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던 도중, 그가 이번에 내가 살고 있는 곳 근처에서 연주회를 갖는다고 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다녀왔다.



레퍼토리는..

Grieg: Sonata No. 3 in C Minor, Op. 45 (1887)
Ravel: Sonata No. 2 in G Major (1927)
Bartók: Rhapsody No. 1, Sz.86 (1928)
Milstein: Paganiniana (1954)
Hubay: Carmen (Fantasie brillante), Op. 3 No. 3 (1877)



시원한 아름다움이 뿜어나는 그의 소나타 3번부터 재즈풍의 라벨, 바르톡의 춤추는 듯한 랩소디, 기교의 끝을 보는 밀슈타인의 파가니니아, 카르멘의 밀당까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것을 무대에서 보여주겠어!" 하고 연주자가 당당히 선포하는 듯한 프로그램.



첫 곡, 그리그부터 그는 빛이 났다. (정말.. 빛이 났다.) 

거의 두시간동안 그의 연주에서 헤어나오지를 못했다.


이는 나 뿐만이 아닌지, 매 악장이 끝날때마다 박수를 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는 듯한 관객들을 계속 볼 수 있었다. 물론 나도 그 중 하나였고, 매 곡이 끝날때마다 그 날 연주회의 마지막 곡이 끝날때와 같은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평소 음악을 콩쿨로 재단하는게 말이 안된다 라고 생각하는 나였지만,

'콩쿨 우승자는 뭔가 다르긴 한가보다' 라는 생각을 어쩔수 없이 하게 만드는 연주였다.




또한 피아노를 연주한 Chih-Yi Chen과의 호흡도 완벽했다. 아무래도 이 피아니스트가 그와 2018년 인디애나폴리스 콩쿨에서 같이 연주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Richard Lin의 바이올린 연주가 더욱 빛이 나게 서포트 해주면서도 피아노만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두시간이라는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은, 내 귀를 호강시켜준 연주였다.

혹시 Richard의 연주회가 집 근처에서 있다면, 꼭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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