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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사원제이 Jun 03. 2019

여행하고 싶은 나라


"가장 가고 싶은 나라가 어디예요?"

흔히 많이 묻는 말 중 하나이다. 그럴 때마다 어디를 가장 가고 싶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고,

이미 강하게 가고 싶은 나라가 있을 때도 있다. 가고 싶은 나라가 조금씩 변하는 것은 신기하다. 이전에 그렇게 가고 싶었던 나라가 점점 흥미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새로운 나라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여행하고 싶은 나라가 조금씩 바뀌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항상 있었다. 하지만, 매년 여행 계획을 세울 때 꿈꾸던 나라를 항상 가는 것은 아니다. 나중을 기약하면서 미루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요즘 들어 생각이 바뀌고 있다. 조금이라도 빨리 가장 가고 싶은 나라로 여행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싶다. 하지만 언제나 시간과 비용이 문제다.


갑자기 내가 가장 여행하고 싶어 했던 나라들이 어떻게 바뀌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하고 싶었던 나라들을 써보려고 한다. 현재 가장 가고 싶은 나라가 아니라, 어릴 때부터 목표했던 나라 순서로. 내가 여행하고 싶었던 나라가 이렇게 변하고 있다. 모두 가 볼 수 있을까?






어릴 때에는 가고픈 나라가 많았다. 책이나 방송에서 어떤 곳이 등장할 때, 그 장소가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면 나의 여행하고 싶은 나라 목록에 올라갔다. 그때에는 해외여행이라는 것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생각되었기 때문에 여행 가고 싶은 나라라는 것은 먼 훗날의 목표일 뿐이었다.

해외를 가고 싶다는 상상만이 있었을 시기에는 잡지에서 본 사진 한 장, TV에서 본 장면 하나로 그 나라를 가는 것을 꿈꾸곤 했었다.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세계를 볼 수 있던 시기가 아니었고, 주변에 여행 다녀온 사람도 없을 시기라서 TV에서 보는 모습이 전부라고 할 수 있었다.


가장 처음 마음속에 들어온 나라는 그리스였다. 하얀 건물과 파란 지붕이 푸른 바다와 하늘 사이에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 산토리니의 사진 한 장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그때부터 그리스는 나의 꿈꾸는 여행지가 되었다. 그 그리스나 그 주변에 대해 좀 더 많은 정보를 알게 된 후에는 터키에서 에게해를 거쳐 그리스로 가는 루트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꿈꾸는 여행이었다.






회사에 입사했지만 아직 그리스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을 때, 내 마음속에 들어온 나라는 노르웨이다. 노르웨이 여행을 다녀온 후배가 전하는 피오르에 대한 예찬을 듣고 있으니, 그 어떤 다른 나라도 비교할 수 없는 풍광을 가지고 있을 것 같았다. 막연히 멋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스위스가 시시해 보인다고 하면서 노르웨이를 추천하는 이야기를 듣고, 나의 1순위는 노르웨이로 바뀌었다. 사진 한 장 보지 못한 상태로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노르웨이는 나에게 너무나 멋진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피오르를 따라 도는 렌터카 여행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투어도 있다고 했지만, 렌터카 여행이 제대로 즐길 수 있지 않겠는가.


그 이후에 노르웨이에 대한 정보를 추가적으로 알게 되고, 사진을 보게 되면서 노르웨이는 내 마음속 여행 1순위 국가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그 광활한 피오르를 접한 해안도로를 차로 달리는 즐거움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노르웨이를 꿈꾸기만 하면서 해외여행을 한 번도 가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고 있을 때,  내 맘속에 들어온 나라는 뉴질랜드이다. 천혜의 자연을 가졌다는 뉴질랜드는 막연하게 너무 멀리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무언가 신비로울 것 같은 나라였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배경이 뉴질랜드라는 것도 그 신비로움을 더했다. 엄청나게 먼 나라처럼 느껴지는 곳이고, 젊은이들은 모두 호주로 떠나고 없다는 말도 들리는 곳이 었던 뉴질랜드. 하지만 사진 속에서 볼 수 있는 뉴질랜드의 자연은 너무나도 멋졌다. 뉴질랜드와 노르웨이가 어느 곳이 더 좋다는 생각보다는 둘 다 가보고 싶은 나라여서 빨리 가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다음은 스페인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 주목하게 된 것은 바르셀로나의 가우디 성당이었다. 다른 수많은 아름다운 성당들과는 현격하게 다른, 그럼에도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습에 반했었다. 바르셀로나의 가우디 건축물들이나 올드시티, 남부 해안 지역의 하얀 소도시들을 보면서 스페인과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지 않을까?


남부의 론다의 모습은 너무나도 이국적이고, 프리힐리아나의 하얀 집들은 산토리니의 그것을 생각나게 한다. 지금까지 꿈꿔왔던 나라들은 주로 멋진 자연 풍광이 마음속에 들어왔는데, 스페인은 도시의 올드시티가 내 맘을 뺐었다. 스페인의 플라멩코, 와인, 하몽 등 여러 분야의 많은 것들이 흥미를 끌었다. 건축물들과 돌바닥들도 흥미로왔고, 활기찬 느낌의 분위기도 좋아 보였다. 스페인의 모든 것이 좋아 보였다.







어느 날 '새로 시작하는 짝짓기(?) 프로그램의 촬영 장소가 크로아티아라는 곳이었다. 화면 속의 크로아티아는 너무 이뻤다. 가장 좋을 여름이 아닌 겨울이었지만 크로아티아의 아름다움은 가릴 수 없었다. 본 프로그램에는 관심 없이 배경만 집중해서 보다가 크로아티아에 끌려버렸다.


이번에는 여행 가고 싶은 나라 목록에 올리는 정도로 하지 않고 여행을 계획했다. 항공권도 구매하고 루트도 짜고 숙소도 예약하고 하면서 들떠 있었다. 출발 조금 전에 갑작스러운 일이 생겨서 다 취소하게 되긴 했지만.







어느 날 영화를 보았다. 제목은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라이프 잡지사에 근무하는 주인공이 사진을 찾아 아이슬란드로 가는 이야기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아이슬란드는 너무나도 이국적이어서 지구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드넓게 펼쳐져 있는 자연이 너무나도 독특했다. 아이슬란드는 보자마자 한눈에 반해버렸다고 할까? 무언가 지구 같지 않은 풍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깔끔해 보이는 느낌이 좋았다. 아이슬란드는 내가 여행하고 싶은 나라 목록 제일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아이슬란드에 대한 정보를 모았다. 책도 사고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고 사진들을 보면서 더 끌리게 되었다. 다만 오로라를 보려면 겨울에 가야 하는데, 겨울에 가면 링로드를 도는 게 눈 때문에 어려워서, 오로라를 포기하거나, 오로라만 선택하거나 해야 한다는 점이 아쉬웠다. 두 번 가기에는 아이슬란드는 너무나도 먼 곳 같은 느낌이라서.


마지막으로 내가 여행하고 싶은 나라가 된 곳은 프랑스 남부 소도시들이다. '게스트하우스 France'라는 책을 읽으며 처음 들어보는 프랑스 남부의 소도시들에 대한 설명과 사진들이 나를 강하게 이끌었다. 프랑스 남부는 이미 관광객이 몰리는 도시들도 가지고 있어서 가는데 어려울 것 같지도 않았고, 남부 소도시들을 렌터카로 여행하는 것은 너무나도 낭만적일 것 같았다. 도시별 루트도 이미 계획해 놓았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스위스로 넘어가는 루트도 가능했다. 이렇게 또 하나의 나라가 내 목록에 추가되었다.






처음부터 이국적인 나라가 좋았다. 무언가 우리나라와는 확실히 다른 곳을 원했다. 그래서인지 빌딩들이 들어서 있는 도심 중심의 도쿄, 홍콩, 싱가포르 같은 곳은 전혀 만족스럽지 않았다. 서울보다 나은 점을 찾기도 힘들었고. 나는 유럽의 도시들, 올드타운이 좋았다. 자그맣지만 개성 있는 소도시들이 좋았다. 너무 상업화된 곳보다는 그 나라의 정취가 느껴지는 곳이 좋았다. 요즘은 조금만 뜨게 되면 모두 비슷한 도시가 되는 듯한 느낌이다. 최근에 다시 방문한 어떤 소도시가 그 전의 모습이 거의 사라진 것을 봤을 때의 실망감이란. 도시들이 너무 상업화되기 전에 빨리 새로운 도시를 가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목록에 올려놓았던 나라들 중에서 이미 방문한 곳도 있고, 희망 목록에서 순위가 뒤로 밀려난 곳도 있다. 여행을 할수록 여행하고 싶은 나라가 조금씩 변한다. 전에 간절히 가고 싶었던 나라가 흥미가 없어지기도 하고 갑자기 새로운 나라에 꽂히기도 한다.  앞으로는 또 어떤 나라들이 내 안으로 들어오게 될까? 목록에 있는 나라를 모두 여행해볼 수 있을까? 모두 여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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