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정기검진 방문기
1년에 한 번 여름방학이 되면 정기적으로 산부인과에 간다.
우선 마흔이 넘어가면서 각종 암에 노출되는 시기이자 미리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자 과잉 검사이기도 하지만 안심하기 위해 찾는다.
아이들에게 엄마 금방 갔다 올게 걱정 마 학원은 엄마가 데려다줄 수 있어.
점심을 후딱 먹고 설거지까지 마친 후 어제 검색한 병원의 점심시간이 30분이나 남아서 지금 가면 대기 1번이겠지 하고 출발했다.
병원 주차장에 들어서자 느끼한 눈으로 나를 주시하는 관리 아저씨..
내가 이렇게 설명하는 이유는 괜히 빤히 쳐다보고 어느 병원 가는지 물어보고… 거긴 그 병원 전용 주차장인데 뭐지…
좀 이상했다. 여자의 육감. 기분이 좋지 않다.
차키를 드리고 병원으로 올라갔다.
병원에는 5팀 정도의 부부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우아 내가 1등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심시간 아직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접수칸에만 불이 한 칸 켜져 있고 3층 전체는 어둑어둑..
아까 대기 중인 부부들은 슬쩍 봐도 다 외국인들이었다. 휴.. 진짜 우리나라 어떻게 해… 갑자기 애국자가 된 듯 나라가 걱정되었다.
그리고 접수-상담-진료로 연결되는데 무려 1시간이 지나도 내 이름을 호명하지 않자 접수에 가서 물었다.
제 앞에 몇 명 있어요?
간호사가 2명이라고 한다.
3과 진료실 바로 앞에 앉아 기다렸다. 시간이 벌써 3시다. 학원에 애들을 30까지 데려다줘야 하는데…
그런데 앞에 2명이라고 했는데 벌써 6명이나 진료를 보고 의사 선생님은 급히 나가신다.
간호사는 포스트잇에 대기 환자를 호명하면서 급한 수술로 의사 선생님 30분 뒤에나 진료가 가능하다고 양해부탁드린다고 안내한다.
나는 이건 아니다. 싶었다. 종종 다른 사람들에게 나쁜 말 못 하고 그저 내가 참고 말지 하는 성격이고 소심하지만…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어 어쩔 수 없었다.
저기요 제가 한 시간 20분을 기다렸어요. 앞에 2명 있다고 했는데 6명이나 진료하시고 저는 30분에 가야 해서 다른 선생님으로 바꿔주세요
우아 내가 이걸 하다니.. 그만큼 20대의 나였다면 아마 5시까지 조용히 기다렸을 거다. 그리고 집에 와서 짜증 난다며 누군가를 붙잡고 하소연을 하겠지.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하소연의 글.
다행히도 다른 의사 선생님과 연결이 되어 바로 검사 후 집에 오면서 아이들 내려와서 기다리라고 말하고 픽업해서 학원으로 데려다주었다.
그리고 누워서 지금까지 에너지 보충
감정이 소비가 되지 않게 라는 책이 있었는데
감정이 내 시간과 일상을 조절한다.
분노의 마음을 극복하고 해야 할 말을 하자
난 아줌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