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 이제는 진입 시점을 잡아가기 시작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채권 수익률보다 못한 주식시장을 Fed가 장기간 방치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Fed는 앞으로 기준금리를 100bp 이상 올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제는 한 번에 75bp를 올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를 통해 Fed가 생각하는 향후 금리 인상 수준은 100~150bp 정도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때의 기준금리는 2~2.5% 정도 됩니다.
기준금리가 2~2.5% 수준에서 안정적인 경제 여건에서는 장기채가 대략 어느 정도의 금리 밴드를 구성할까요?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미국채 10년물은 연 3~3.5%, 30년물은 연 3.5~4% 정도의 금리를 보여 왔습니다.
반면 현재(2022.05.12. EDT)의 미국채 10년물 시장금리는 2.87%, 30년물 시장금리는 3.03%입니다. 조금 낮은 편입니다. Fed가 자산 매각, 즉 장기채 매도를 하려는 배경이 되기도 합니다.
QT라고도 부르는 자산 매각은 Fed가 장기채를 시장에 직접 공급하겠다는 말입니다. 한두 달 정도 전에 미국채의 장단기 금리 스프래드가 역전되었다며 떠들썩한 적이 있었죠? 그때 공포를 조장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Fed가 한 마디 했습니다. "10년물을 시장에 공급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요. 심지어 "원한다면 장기채를 팔아서 금리를 올려줄 테니 기다리라"라고까지 했습니다. 참 친절하면서도 살벌한 메시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일이 있고 난 뒤로는 시장에서도 금리를 리레이팅 했고, 장단기 금리 스프래드 역전으로 공포팔이 하는 사람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Fed가 QT를 시작하면 장기채 금리의 목표 수준을 어떻게 잡을까요? 앞서 말씀드린 10년물 3~3.5%, 30년물 3.5~4% 정도로 잡지 않을까 싶습니다. Fed의 목표 기준금리 수준과 경제가 안정적인 상황에서의 과거 장기채 금리의 절대 수준과 스프래드를 고려하여 예상한 값입니다.
10년물 금리의 목표 밴드 중간값 3.25%를 기준으로 이 채권의 PE Ratio를 계산하면 약 31이 나옵니다.
또한 30년물 금리의 목표 밴드 중간값 3.75%를 기준으로 이 채권의 PE Ratio를 계산하면 약 27이 나옵니다.
즉 Fed는 장기채의 PE Ratio 밴드를 27~31 사이로 맞추려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2022.05.12. EDT) 기준의 장기채 PE Ratio는 10년물 & 30년물 평균 약 33입니다. 목표 밴드가 27~31인 것에 비해 다소 높죠. PER 33을 27~31 수준으로 낮아지 때까지 Fed는 QT를 통해 장기채 금리를 올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 장기채를 기준으로 판단하냐고 질문하실 수 있는데요, 주식 시장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 장기채 투자와 주식 투자 간의 기대 수익률을 계산하기 위함입니다. 주식 투자를 현금으로 할 수도 있지만 대출을 내어 하는 사람도 많은데요, 이때 대출에 사용하는 채권이 바로 장기채이기 때문입니다. 즉 장기채보다 주식에 투자했을 때의 기대수익률이 더 좋아야 시장이 균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주식 시장이나 채권 시장 어느 한 쪽의 기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너무 높으면 시장에 혼란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Covid-19 이후부터 얼마 전까지 계속해서 주식 시장의 기대수익률이 채권 시장보다 훨씬 높은 현상이 지속되었고, Fed의 여러 행동은 주식 시장과 채권 시장의 기대수익률을 비등하게 맞추기 위함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S&P 500의 Forward PE Ratio는 집계 방법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17~19 사이로 보입니다. 채권 시장에 비해 훨씬 낮습니다. 그런데도 Fed는 왜 이렇게 주식 시장을 박살 내려하는 걸까요?
Fed는 주관적인 요소가 많이 개입되는 Forward PE Ratio 대신 CAPE Ratio를 모델로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S&P 500의 CAPE Ratio는 현재 약 31이고요. 채권 대비 충분히 낮은 수치가 아니냐고 말씀하실 수 있지만, 12개월 내 S&P 500 CAPE Ratio는 약 38이었습니다. 주식 시장이 박살 나기 전에는 채권 대비 주식 시장의 PE Ratio가 월등히 높은 상황이었다는 겁니다. Fed는 그것이 자산 시장의 거품으로 판단한 것이었고요. 게다가 인플레이션까지 매우 높게 나오니 시장의 유동성을 적극적으로 회수하는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지금은 주가가 많이 낮아져서 S&P 500 CAPE Ratio는 약 31을 보이고 있습니다. Fed의 장기채 목표 PE Ratio 밴드 27~31의 상단 부분에 도달해 있죠. 현재의 장기채 PE Ratio보다 더 낮은 수준이고요. 여기서 QT를 통해 장기채의 PE Ratio를 낮춘다면 Fed는 굳이 더 이상 주식 시장의 거품을 뺄 동기가 없어지게 됩니다.
저는 이러한 근거로 이제 미국 시장은 슬슬 바닥을 다져 나가는 시점으로 보고, 진입을 논하기에도 충분한 시점에 도달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물론, 리스크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우선 Fed가 목표로 하는 금리가 제가 예상한 것보다 더 높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주식 시장은 지금보다 더 내려야만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Fed의 금리 목표가 장기채 10년물 3~3.5%, 30년물 3.5~4% 정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기준금리 2~2.5%보다 장기채 금리가 100bp 이상 높으면 실물 경제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될 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자금 조달 자체가 어려워지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다른 리스크로는 모멘텀 리스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한번 오르기 시작한 자산은 종종 과하다 싶을 정도로 높이 오르지만, 한번 내려가기 시작한 자산 또한 과할 정도로 낙폭이 깊을 수 있습니다. S&P 500 CAPE Ratio 또한 비슷한데요, 38이었던 수치가 순식간에 31까지 내려왔습니다. 모멘텀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것이죠.
매수를 하더라도 이러한 리스크를 고려하고, 스스로 conviction이 생길 때 진입해야 수익을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는 자산 시장에서는 "Buy the Dip 전략"이 대체로 훌륭한 성과를 보입니다. 하지만 막상 자산 가격이 하락하는 구간에서는 쉽사리 매수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이번의 하락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유동성의 회수에 기인하고, 그 목표지점 중 하나가 주식 및 부동산 등 자산 시장의 가격 하락인 만큼, Buy the Dip 전략이 이번에는 동작하지 않을 것이라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이제는 사볼 만한 시점에 도달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추가 하락의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으며, conviction 없이 진입한다면 추가 하락 시점에 멘탈이 붕괴되거나 손절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존버 하면 이기는 구간임에도 conviction이 없으면 어려운 구간을 지나가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이 좋다고 하면 사고, 남들이 나쁘다고 하면 팝니다. 스스로 분석해서 접근하는 사람은 10%도 되지 않을 거고요. Buy the Dip은 자산 가격의 하락 시점에 매수하는 전략인 만큼, 매수 이후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습니다. 그저 남들이 좋다고 해서 매수한 사람은 버텨내기 힘든 전략입니다. 직접 분석해서 진입하는 사람이 적은 만큼, Buy the Dip 전략은 대중화되기가 어렵습니다.
시장이 하락한다고 해서 외면하기보다는 돈을 벌 가능성이 높은 행동을 반복해 나가며 부를 축적하는 것이 부자가 되는 길이라고 합니다. 가격이 하락한다는 공포감에 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일반인도 그렇지만 전문가들도 매한가지입니다.
저는 현시점에서 예상할 수 있는 하락폭은 기대할 수 있는 상승폭의 1/3 이하라고 생각합니다. 즉 기대하는 상승 폭이 예상하는 하락폭에 비해 3배 이상 크다는 것입니다. 공포감으로 인해 외면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타이밍이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주식 시장을 부지런히 살펴보아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