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강연 창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동현 Nov 16. 2020

[그로스] Retention이 중요한 이유

얼티밋 X 심슨 웨비나 정리노트, 리텐션 파헤치기

최근 얼티밋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3대 그로스 해커(?)라 불리는 심슨의 그로스 웨비나를 듣게 되었다. 내용이 좋아서 몇 번 반복적으로 듣다가, 아예 기록으로 남겨두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심슨과 다미님의 허락을 받고 브런치에 글로 남기게 되었다.


그로스 전반을 훑어주는 입문용 강의들과는 다르게 곧바로 리텐션(Retention)레퍼럴(Referral) 두 축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콘텐츠라서, 입문자보다는 현업에서 이미 paid marketing 또는 그로스 관련 업무를 경험해보신 분들께 추천한다.



Q. 리텐션(Retention)이 무엇인가요?

:획득(Acquisition)된 유저가 우리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를 알아보고(=Aha-Moment) 다시 우리 서비스로 돌아와서 크리티컬 이벤트(Critical Event)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는가를 리텐션(Retention)의 기준으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히 앱을 접속하는 것을 리텐션으로 보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커머스 서비스라면 유저로부터 '제품 구매'라는 이벤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라면 '비디오 시청'이라는 이벤트를 크리티컬 이벤트로 볼 수 있을 것이고, 이러한 이벤트들을 리텐션 지표로 보는 것이 유의미한 리텐션 분석 방법입니다. 자사의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되는 이벤트를 크리티컬 이벤트로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 - 스포카의 데이터로 제품 뜯어보기 3편 - Aha Moment & Critical Event)



Q. 리텐션이 왜 중요한가요?

:유저 획득(User Acquisition)에 아무리 힘써봤자 리텐션을 잡지 못한 상태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다름없습니다. 유입된 유저들이 시간이 지나면 잔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부분 이탈해버리기 때문입니다.

(참고 - New data shows losing 80% of mobile users is normal, and why the best apps do better)

(참고 - Web and Mobile Products: Understanding your customers)


리텐션이 올라가면 LTV도 올라간다. 사진 = Brian Balfour

 또한 획득(Acqusition)을 위한 광고 집행은 고객획득비용(CAC, Customer Acquisition Cost)이 고객생애가치(LTV, Life Time Value)보다 낮을 때 의미가 있는데요. 리텐션이 높아지면 고객생애가치(LTV)도 함께 높아지게 됩니다. 즉, 리텐션 개선을 통해 고객생애가치(LTV)를 높이면 그만큼 더 높은 고객획득비용(CAC)을 감당할 수 있게 되니, 획득(Acqusition)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리텐션을 먼저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Q. 리텐션을 개선하려면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하나요?

: 리텐션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 크리티컬 이벤트(Critical Event)와 동시에 중요하게 살펴봐야 하는 지표는 제품 사용 주기(Product Usage Interval)입니다.

(참고 - 3 Strategies to Improve Your Customer Retention Rate)


 가령 국내에 삼쩜삼이라는 세금 신고 대행 서비스가 있습니다. 이 서비스의 크리티컬 이벤트는 연말 정산이 있는 시즌 외에는 일어날 일이 없습니다. 즉, 제품 사용 주기(Product Usage Interval)가 일반적인 프로덕트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광고 집행 시기나 이탈 유저(Churned User)를 카운트하는 방식 역시 일반적인 케이스와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ex. 일반적인 경우, 앱에 접속 안 한 지 6개월이 넘는 유저는 이탈 유저라고 볼 수 있으나 삼쩜삼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음). 즉, 제품 사용 주기를 체크하여 이와 비슷한 주기로 유저와 커뮤니케이션하여 유저의 습관 형성(Habit Forming)을 돕는 것이 리텐션을 올리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부동산 중개 서비스(ex. 직방), 여행업종(ex. 스카이스캐너)처럼 태생적으로 제품 사용 주기가 긴 서비스들이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들은 제품 사용 주기를 줄이기 위한 별도의 제품이나 기능을 개발하는 것이 리텐션을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직방의 '우리집' 고지서 기능, 내 집 시세 보기 등의 기능이 이런 맥락에서 나온 기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사례로 스카이스캐너의 Everywhere 기능을 들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여행을 하고 싶은 날짜만 선택하면 그 날짜를 기준으로 제일 저렴한 여행지부터 비싼 여행지까지의 리스트를 제공하는 기능입니다. (심슨이 스카이스캐너 재직 당시)한국인들이 1년 평균 2~3번 정도의 여행을 갔는데, 스카이스캐너의 Core User들의 행동을 분석해보니 Everywhere 기능을 1주일에 6번 정도, 주로 자기 전 시간대에 사용을 했습니다. 이렇게 자주 앱을 실행하다 보면 고객의 무의식 중에 스카이스캐너 앱을 실행했던 기억이 남아 있게 되고, 고객이 우리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에 대한 의향(intention)이 있을 때(ex. 여행 가고 싶다!), 고객의 Top of mind에 우리 제품이 위치해있게 되어, 다른 제품보다 우리 제품으로 들어와서 Critical Event를 수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Q. 리텐션 개선에 성공했던 실험들 중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 호텔 최저가 비교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재직 당시 신규 유저의 리텐션을 개선한 실험 사례가 있습니다.


 당시 우리 유저들의 대부분은 포털에서 우리가 만들어 둔 콘텐츠(ex. 블로그 글)들을 보고 유입되고 있었습니다. 그중, '5성급 서울 로맨틱 호텔 Top 5'라는 제목의 콘텐츠가 있었고 콘텐츠의 최상단에 '콘래드 호텔'에 대한 설명과 사진, 그리고 앱 유입 링크를 넣어두었었습니다. 그리고 이때, 유저가 링크를 클릭하여 앱을 다운받게 되면 앱 실행 시의 첫 화면을 무엇을 보여주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원래는 이 경우 콘래드 호텔에 대한 상세 페이지로 랜딩이 되었었는데요. 저희는 이 링크를 클릭한 유저는 '콘래드 호텔'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에 있는 5성급의 로맨틱한 호텔'에 관심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고, 랜딩 페이지를 서울의 5성급 호텔 리스트 페이지로 바꾼 다음 리스트 최상단에 콘래드 호텔을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신규 유저의 활성화율(Activation rate)이 굉장히 올라갔고 활성화율이 올라가면서 잔존율(Retention rate)도 함께 올라갔습니다.

 이를 통해 아하모먼트(Aha Moment)를 최대한 많은 고객들이, 최대한 빠르게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큰 Growth Lever라는 배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Q. 실험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먼저 실험의 성공 확률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설정할 지에 대한 합의를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권장하는 건 20% 정도의 성공률로 설정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승률이 90%라는 건 정말 뻔한 실험 즉, 무조건 이길 수밖에 없는 걸 실험만 했다는 건데 이런 실험은 임팩트 측면이나 배움 측면에서도 큰 영양가가 없습니다.

 물론 실험 문화를 정착하는 초반 단계에는 리더십 레벨이 실험을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으므로, 이럴 땐 Show-off를 위해서 일부로 성공할 확률이 높을 만한 실험들로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조금 더 도전적인 수준의 실험을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참고 - 클래스101은 어떻게 AB테스트를 한 달에 100개씩 돌리게 되었나?)

 

 모순적이지만 저는 실패한 실험이 거의 없긴 합니다. 보통 처음부터 질적, 양적 조사를 철저히 하며 가설을 세워서 그랬던 것도 있지만, 진 실험들도 데이터를 자세히 뜯어보면 특정 세그먼트의 유저들은 오히려 전환율이 올라가는 사례들도 많았습니다.

 보통 하나의 가설을 실험을 하고 분석을 하다 보면 4~5번 정도의 후속 가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후속 실험들을 계속해서 진행을 하는데, 만약 2~3번 정도 후속 실험을 했는데도 더 이상 좋은 후속  가설이 나오지 않으면 그럴 때 패배(?)를 인정합니다.


 그리고 실험을 할 때 지양해야 하는 2가지가 있습니다. 만약 실험을 1주일 정도 돌리기로 했으면, 실험 3일째 되는 날의 지표를 보고 의사결정을 하면 안 됩니다. 나중에 얼마든 뒤집힐 수 있습니다. 또, 실험이 다 끝나고 나서 실험 가설을 바꾸는 행위 역시 지양해야 합니다. 생각보다 많이 간과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Q. 데이터가 거의 없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은 어떻게 그로스에 접근할 수 있을까요?

: 초기에는 일단 PMF에 집중하시고, PMF를 찾은 이후에 그로스에 집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초기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에게는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제품-시장 궁합(PMF, Product-Market Fit)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품-시장 궁합(PMF)을 찾지 못한 제품은 우리를 사랑해 줄 유저가 없다는 뜻이고, 그럼 당연히 주변 친구한테 우리 제품을 떠벌릴 이유도 없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 고객 획득 비용(CAC)이 고객 생애 가치(LTV)보다 낮을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만약 제품-시장 궁합(PMF)을 한번 찾았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내/외부 요인에 의해 언제든 다시 틀릴 수도 있습니다. 이번 COVID-19 사태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의류 대여 서비스를 예로 들어보면, COVID-19 이전에는 외부 클라이언트 미팅 때 입을 사무적인 복장을 대여하는 것이 해당 서비스의 아하모먼트(Aha Moment)였는데, COVID-19 이후에는 다들 재택근무 체제로 바뀌게 되니 이제는 극소수만이 사무 복장을 대여하게 되었고 오히려 주말여행 때 입을 캐주얼한 옷을 빌리는 것이 해당 서비스의 새로운 코어 유저로 등장할 수 있습니다.


 제품-시장 궁합(PMF)을 찾기 전에는 발로 뛰는 것만이 답인 것 같습니다. 이를 에어비엔비에서는 Handcrafted라고 표현하고, Y-Combinator의 창업자 폴 그래햄(Paul Graham)은 'Do things that don't scale'이라고 표현합니다. 초기에는 유저를 직접 찾아가서 그들의 행동도 관찰해보고 인터뷰도 해보면서 적극적으로 Pain Point를 찾고 이를 개선하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참고 - Do Things that Don't Scale)

(참고 - 에어비엔비 창업자 Brian Chesky의 Handcrafted episode)




 총 1시간 분량의 웨비나 내용 중 40분 정도의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나머지 20분은 주로 레퍼럴 캠페인(Referral Campaign) 설계에 대한 팁과 Growth Loops(Acquisition Loops, Retention Loops) 개념에 대한 설명과 예시, 당장 적용해보면 좋을 만한 리텐션 향상을 위한 몇 가지 액션 추천 등을 다루고 있다. 나 같은 경우는 그로스에서 주로 다뤄왔던 해적 지표(AARRR) 외의 다른 프레임워크는 잘 알지 못했는데, 요즘은 Growth Loops라는 프레임워크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이 외에도 많은 CRM마케터들을 골치 아프게 만드는 iOS Push Opt-in에 대한 자잘한 팁 등 실무자들이 들으면 바로 적용해 볼 만한 내용들이 많은데, 유료 웨비나이기에 전체 내용을 적진 않았고 리텐션 부분의 내용만 중점적으로 다뤄보았다. 나머지 20분에 대한 내용도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 강의를 직접 보시는 것을 추천! 15,000원 밖에 안 한다. 별도 강의노트도 제공해준다.


추가적으로 얼티밋(AllTeaMeet)이란 곳도 알아두시길 추천한다. 업계 전문가들과 1:1 티미팅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위 강의를 보고 나서 심슨에게 따로 추가 질의응답을 하고 싶다면 얼티밋을 통해 시간을 잡으면 된다(물론 유료).

매거진의 이전글 그로스 만병통치약의 허와 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