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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필조 May 16. 2021

왜?


돌탑에 올라가서 노는 고양이 사진 찍다가

경비 아저씨한테 한 소리 들었어

먹이는 주지 말라고

난 먹이 준 적 없는데


폭포 위에서 노는 오리가

아무리 가까이 가도 날아가지 않는 거야

가만 보니 다리가 하나만 있더라

혹시 발을 헛디뎌 떨어지면 어쩌지? 하는 순간

날개가 있지 참!


땅을 쳐다보고 있는 동물 석상을 보고 

고등학교 때 전교 1등을 하던 친구가 생각났어

녀석도 언제나 땅을 보고 다녔거든

내가 딱 한 번 너무 궁금해서

"뭐 잃어버렸어?"라고 물었는데

그게 자기를 조롱한 거라며 화를 내더라

그래서 미안하다고 사과했어


공원 입구에 서 있는 나무 거인 말이야

거북목 환자 같지?

스마트폰을 너무 오래 해서 그렇게 된 거 같아

불쌍해, 바로 옆에 편안한 의자가 있는데

앉지도 못하고 


모르지 공원문을 닫으면

어깨 축 펴고 스트레칭을 하는 지도

사람이 없는 공원을 돌아다니다

밤새도록 벤치에 앉아서 넷플릭스를 보는 지도


혹시 너 봤니?

내가 아카시아꽃 찍는 척하면서

두어 개 따서 입에다 넣은 거?

너 그래서 계속 빤히 쳐다보는 거지?

나 어릴 때 그거 먹고 자랐거든?


저 의심스러운 표정이라니

걱정 마라 너는 안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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