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초
- 하얀 사슴의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너의 화사함에
백합의 마음은 어디로 갔는지
비롯 백합보다 향기는 일지 않으나
담백함과 담대함은
설악산의 위상을 닮았다
하얗게 백발로 변해 버린
내 머리 위에 중추절 지나 내리는
어느 시월에
너는 소리 없이 소복이 내리는
이 가을에 짙어가는
겨울의 마음을 두었더구나
내린 눈에 쌓여가는 마음을
설악의 깊은 마음을 배려해 둔 마음이라면
나는 너를
어느 들녘에 하얗게 내린 눈 위를 걷는
어느 이름 모를
한 소녀가 걸어가는 발자국이라 말하고
이곳을 지나는
어느 하얀 사슴의 마음을 둔 마음이라면
지남철 되어간 내 잃어버린
지난 청춘의 발자취였다고 말하련다
바다 건너 다른 세상 건너온
작은 날갯짓에 홀로 날아든 너는
도요새의 슬픔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나의 마음에
설악초의 마음이라고 힘껏 메아리쳐 불려본다
2019.9.6 만종역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