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길산 가는 길

- 두물머리

by 갈대의 철학

운길산 가는 길
- 두물머리

詩. 갈대의 철학


중앙선 기차 타고
향수를 지났던 그곳이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고
가슴앓이하던 그곳이었네

두물머리 뱃사공아
북한강과 남한강 사이를
지척에 두고
흐르지 못할 물길 속에
물살을 가르는구나

너는 유유히 흐르는 대세라
옛 군자의 풍채와 기상과 기운을 겸비하여
늘 세속의 태연과 의연함에 익숙해져
진지함이 사라진 지 오래고
그곳에서 배어있는 모습은 온 데 간데없다

두물머리 뱃사공아
아우라지 뱃사공을 불러다오
네게서 흘러 부르지 못한 아라리 처녀의
슬픈 사연의 노래를 네게서 듣고 싶구나

네 지나온 자리에서
떠나온 길도 다르다 하여
흘러가는 길도 다르다 하여

기약 없는 만남을 염두에 두고
만남과 이별의 공존이 상생하는 그곳
그곳이 너와 나의 보금자리이다

두물머리 뱃사공아
아라리의 뱃길따라 구비구비 흘러서
마음 떠나갈 곳을 찾아
네 마음으로 떠나왔지만

나를 반기는 기색이 역력한데
너는 다른 곳을 바라보며 노를 젓는구나

내 어머니 품속을 닮은 너는
발 윈지는 하나이나
마음은 두 갈래 이더라

한 품속은 너의 꿈에 의지하고
한 품속은 나의 희망에 노 젖는 데라

이 넓은 산속 어느 곳에
우리의 사랑이 숨을 곳이 없어

지나는 낙엽 밟는 소리에
새가슴 되고

멀리서 들려오는
나지막한 기적소리에 귀 기울여
지나가는 이의 조바심으로 가득하다

어디를 어디서 향해서 오는지
어디서 무엇을 타고 오는지

네 발길따라 척척
두메산골 타향살이 곁을 두고 가는구나

이리저리 도리질 치는
응석받이 갓 돌 지난 어린 아기 마냥 하니

나의 마음 머물 곳이
두물머리 물살에 서로의 갈피를 재는 듯이 하며

내 님이 다가온 줄
세 곳을 먼 산 바라보 듯 바라보지만

잇해
기다리는 마음을 멀리하고
두물머리만 바라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