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걷기 예찬
체념과 느림의 미학
- 걷기예찬
시. 갈대의 철학
마음이 아플 때
걸어보세요
주변에 무엇이 보이는지
마음이 주체할 수 없을 때
가끔은 하늘을 올려다보세요
구름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래도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면
손과 발이 붓고 아플 때까지
또 걸어보세요
그때는 아무 곳이나 드러누워
눈을 감아보아요
온갖 희미해진 잔상들 속에 무엇이 보이는지
마음이 아파오면
영혼은 아파오지 않아요
그러나 영혼이 지쳐오면
마음은 거쳐할 곳이 없어 잃어버리고 맙니다.
마음보다 영혼이 더 아파오기 때문이죠
더 이상 지쳐서 걷지 못하면
그날은 뒤도 돌아보지 말고
그곳에서 잠시 쉬어가세요
그때 스쳐 지나는 인연들
괴롭던 마음들
걷잡을 수 없었던 욕정들
격정 된 마음들
응어리 된 마음들
격앙된 마음들
이러한 모든 마음들은
체념과 느림으로 하나가 될 수가 있어요.
느림의 미학
2016.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