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부와 송사리
강과 나룻배
- 어부와 송사리
시. 갈대의 철학
강가에 나룻배
닻을 내리지 않은지 오래였나
돛을 올릴 기세는 어디를 갔는지
맹 추위에 너 마저도 쓰러지는구나
삭풍도 마다하고
실바람도 아니하니
그저 내 몸뚱이 지키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울 따름이네
강 얼음판 속에 마실따라
이리저리 노니는 송사리야
투명 거울 속의 네 모습을 지켜보는 마음이
늘 다가오는 훈풍 바람맞으려 떠난다지만
이 긴 겨우내 빗대어 흐르는
겨울에 갇혀버린 송사리만도 못하는
살랑거리는 네 모습이 부럽기만 하는구나
봄바람 실려 오기를 기다리려 믄다
나뭇잎 하나 덮어줄 수 없는
이 흰 겨울의 무덤도 없다지만
끝없이 항해에 목이 말라 비틀어질 것만 같은
초췌한 녹록의 그날이 오면
힘찬 사공의 돛대질에
어기여차 뱃사공아 노를 저어 보자꾸나
뱃심에 뱃노래 하는 어부들과
내 심히 너를 안기고 반가우며
기꺼이 겨울다운 봄을 맞이하련다
2016.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