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 같은 길 같은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걷다 보면 알게 될 거야
내 마음을
저 멀리서
네 모습이 보인다
나와 같은 길이다
한치의 대오의 흔들림이 없는
자로 잰듯한 발걸음
이대로 똑바로 직진하면
틀림없이 쾅하고 서로 부딪힌다
그렇다고
자존심이 있지
나 역시 비키지 않을 테다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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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기 일보직전
서로의 기싸움에
수세에 몰리어 서로 피했다
충돌을 막기 위해
그러나 서로 피했지만
같은 생각
같은 방향
같은 마음
같은 행동
같은 길
그리고
같은 시간에
이럴 수는 없다
우리의 만남은
다른 세상을 꿈꿔온 아바타 사랑
다른 사람 다른 만남
그리고
또다시 다가서는 다른 인연들
떠나올 때의 마음이
기다리며 다가오는 마음이라면
같은 길에는
같은 마음 되어가더이다
늘 언제나 그 자리에
피어난 마음 하나 지키기도 어려운
저 하늘
뜬구름 같은 마음이 되어 가더이다
그 길 위를
걷는 마음이 아름다운 것이라면
그 길에 놓여있는 꿈들을
밟고 지나가는
어느 이의 마음 한 구석은 아파하고
지나온 발자취 따라나서는 마음은
아픈 마음에 영혼을 불어주니
길 떠나가는 나그네가 되어가더이다
손수 묻어 두고 바라보지 못할
떠나온 그 자리에는
피어날 꽃 한 송이를 위해
저 바다 끝에 머무를 석양을 불러보고
옛 마음의 품이 정다운 까닭은
못다 부른 노랫가락 한 소절 불러봄에
애달픔은 슬픔의 곡조가 되어가더이다
가다 말다
머뭇거릴 발걸음만 재촉하는구나
옛 어머니 고향이 가깝기가 그지없거늘
저 하늘 아래 산등성이 너머에
까마귀 입에 물고 가다 떨어진 가지 챙이가
가신님의 이정표가 되었더구나
잊으라 말자 하였 것만
또다시 생각나게 하여
하늘만 바라보게 하는 습관만 늘고
추억하지 말자 하였 것만
또다시 옛 그리움에 젖어
또 하늘 바라보게 하니
눈시울 차가울 날이 없는
금세 이내 마음을 책망하게 하더이다
바다를 바라보면 어머니가 그리워라
파도치는 바다를 바라보면 아버지가 보고파라
바다가 나를 부른다
파도가 나를 깨운다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냐고
묻지를 말아다오
내 삶이 이렇다
말 못 할 못 미더운 구석이 많다 하여
애석하지도 말아다오
그저 바다만 바라보면
멍하니 수평선 끝자락에 떨어질
한 줌의 눈물을 기억하고 싶더라
그냥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어둑해져 가는 밤하늘에
초라해진 내 모습의 실루엣을
더욱 간절히 기억하기를
바다에 하소연하고 싶었단다
그 옛날 어머니께서
멀리 지켜봐 주시며 손짓하시던
애틋한 마음이 지금에서야
눈에 아른거리는 것은
아마도 내가 소싯적 마음에
들리지 않았던 어머니의 한 말씀이
메아리 될 줄이야
잘 가거라 훠이 훠이
잘 지내거라 훠이 훠이
건강하거라
여기는 걱정하지 말고 훠이 훠이
2014.1.29 선유도 일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