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라 치면
- 그리운 손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라 치면
내놓으라는 손
그리운 손 멀리 뻗어오면
내님의 손등 위엔 작은 떡갈잎 하나
가을라 치면
흰구름 벗 삼아
두둥실 둥실 떠나가는 구름 위에
내님의 얼굴 싣고
떠나가는 구름 배는
작은 빛 싣고 오면서
내님의 사랑의 편지 싣고 떠나간다네
가을라 치면
흰 도화지에다
무심코 그린 얼굴 하나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남색, 보라색
자연의 색상 모두 칠하여도
그 님의 얼굴 떠오르지 않아
눈을 감을라 치면
조용한 임연수에
살랑살랑 가을바람에
내님의 고운 목소리 강 따라 흘러간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