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Jun 12. 2021

나는 그대와 작은 텃밭을 가꾸며 살리라

- 작은 마음

나는 그대와 작은 텃밭을 가꾸며 살리라

- 작은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작은 텃밭에

그대와 오손 도손 하며 

살고 싶어라


상추, 쑥갓, 고추, 파, 오이, 토마토, 옥수수, 호박, 치커리, 가지, 들깨, 참깨, 마늘, 감자....


못다 부를 이름의 채소들과


아직도 한 번도 부르지 못한

채소들의 이름들과

한 번쯤 시도해 볼만한

농작물의 모르는 이름들


그들의 마음을 담아

나는 이곳에서

그대와 단둘이 작은 텃밭을 일궈

일용할 양식을 소찬 하며 살고 싶어라


밥 한 공기에

정성스레 지어 올린

따뜻한 밥 한 숟가락에 묻어난

따뜻한 마음을 나누며


일식 삼찬 의 작은 마음을 담아

사랑하는 눈길이

곧 그대의

소망이기를 바라며 살고 싶어라 


작은 연못가에 달빛이 비치고

밤하늘 떨어지는 별빛에

자연의 이치와 순리를 따르며

하늘의 마음을 수놓은 대지에

그대의 가슴에

사랑을 심어주며 살고 싶어라


그대와 매운 땡볕 아래

사랑도 익어가는

작은 텃밭에 도란도란 김을 함께 매어

다른 잡초들과 함께 살아가고

그들로 인해

나의 손과 발이 쉬지 않게 살고 싶어라


나는 작은 텃밭에 

그대와 일심 일로 장생하며

거름과 비료와 김을 정성껏 매어


이름 없는 잡초들과 함께 피고 지며

살아가는 마음이

수확의 기쁨이

그대의 마음이며 살고 싶어라



2021.6.12 시골 & 섬강 옥지기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오늘 하루를 기도할 수 있게 하소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