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경이 반지

- 질경이 인생

by 갈대의 철학

질경이 반지

- 질경이 인생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길가에 피어난 질경이 꽃

가느다란 잎새에

하늘이라 올라본 작은 연줄의 마음


꽃이 되고 싶어도

꽃이라 불리지 못하는 너는

그저 뭇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락내리락하며

질겅질겅 질겅질겅 칡뿌리처럼

목이 메어 싶어 뱉을 수도 없는 존재


아름다워서도 안되고

예뻐서도 안되며

향기가 있어서도 아니

더욱더 처절할 수밖에 없었던 너는


바람이 불어와도

민들레 홀씨처럼

홀로 떠나갈 수 없는 존재로 남지만

그래도 타인의 인생이

곧 네 인생이 되어가듯 살아간다


내 인생에 네 운명

소리 높여 불러보지 못해

다른 인생에 묻혀

타인의 인생살이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이

태어난 너였기에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 없는

빼곡히 옹기종기 들여 차 있는

이 넓은 들녘에

스쳐지난 가벼운 존재가 아니길

너와 나 이렇게 흐린 하늘을 바라보며

걸어가며 서있다


그래도 네 잎 클로버의 인생은

이곳을 지나는 이에게

행운을 바라는

인생을 노래 불러주지만


곁에 붙어있어도 늘

한 번쯤 고개 돌리는 이 없는 너는

어서 내 인생을 짓밟혀 달라한다


쓸쓸히 고개 숙여

다가오는 이에게는

슬픈 인생이 되어 가고


고개 들어 파란 하늘 바라보며

걷는 이에게는

기쁘고 행복한 인생이 되어주며


앞만 보고 씩씩하게

걷는 이에게는

용감한 인생이 되어준 너


그러한 네 인생에

나를 사랑한다고 할


너는 스스로 살아갈 수 없는

남의 인생에

시집 살이 인생이 되어왔고


나는 내 인생을 위해

스스로 인내하고

자족해야 살아갈 수밖에 없는

그래서 나는

홀로서기 인생이 되어간다


너와 나와의 만남은

서로 공존을 위한 공생이 되어간다고

때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기생이 되어가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을 숙명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우리


꼭꼭 동여맨

질경이 실타래 반지

오래오래 너와 나 모질 인생

질경이처럼 살아가 보자꾸나


질경이
무궁화
네잎클로버
질경이
질경이 반지


2021.7.11 트래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