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정사 가는 길에서

- 봉황의 마음

by 갈대의 철학

봉정사 가는 길에서

- 봉황의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봉정사여

거룩한 이름이여

천년의 비상에서 깨어나라


일찍이 천등산 자락에

알을 품고 태어나기를

범종이 울리기 전에

일찍이 독송이 깨어났음이라


깊고 깊은 도량에

참선의 의식에서 깨어나라


산사에 메인 몸이라 부르지 말아 다오

세속에 잊혀왔다고도 부르지 말아 다오


나를 불러주었을 때

이미 봉황의 힘찬 기상의 웅비에

놀라 깨어났음이다


늦은 이른 아침에

어느 누구

반가이 맞이해준 이 없어라


떠나온 이유도

도착한 연유도

이곳을 기다리게 하는 이에게는

잠시 머물 마음이 있어 떠나왔다고

말하련다


어느 늙은 노승의 목탁소리가

이 황량한 고요의 숲에 둘러싸여

들려오지 않는다


봉정사에 달 떠오르면

이른 밤길 나서는 마음

그리운 이 고요 숲에 잠 청하랴


발 뒤꿈치 살짝 들고

대문 밖을 나서는

길 잃은 나그네의 길이 되어보자


아마도 그 길은

평생 가보지 못한 길이 되어도

좋은 마음을 지녔다


여명이 밝아오기 전에

아직까지 잊혀 깨어나지 않는

봉황의 힘찬 기상을 꿈꾸어라


꿈인들 생시인 듯이

네 꿈은 날아오르기 전에 이미

그곳에 희망이 도착하였다


고요한 새벽에

봉황을 깨우고 목탁소리에

날아가다 날개를 접지 못한 이여


이곳에는 너의 날개를 대신할

천년의 못다 이룬 설움을 달래려

이곳에 내려앉은 마음 하나 있다


조용한 암자에 도력한 마음

봉황이 내려앉았다


천년의 마음이 되

천년의 억겁에

접은 사연이 되어간다면


한 마리 봉황이 날아올라

봉정사에 불심이 내려앉아

힘차게 목어를 울린다


봉정사 극락전- 가장오래된 목조 건축


2021.7.16 한국의 산지승원 7곳 안동 봉정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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