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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ug 09. 2021

태양과 햇살

- 떠오르면 사라지리

태양과 햇살

- 떠오르면 사라지리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하루하루

창밖을 바라보는

저 멀리 떠오르는 아침 햇살에

찡긋이 감고


새벽 단잠을 깨우는 매미소리

저녁에는 서로 약속이나 한 듯

귀뚜라미가 울어댄다


어느덧 해는

 폐 속을 깊숙이 정공 찌르듯 찔러오고

한 햇살을 두려워하는 마음

하루의 삶이 끝이 아니길 바라는

하루살이의 인생처럼

다른 이 삶이 되어가는 듯한다


한낮의 땡볕이 아무리 덥다 한들

태양은 이미  다른 햇살을 맞이할

또 다른 마음을 찾아 헤매고

기울어 가고 있다


아침에 해 뜨면

햇살이 두려워

이방 저 방 구석진 방을 쫓아다니고


어느새 그곳엔

십시일반 가족만이 아닌

또 다른 식구가 자리 잡고

터를 마련 중이다


고양이, 멍멍이, 새들,...

그리고 보다 나약한 벌레들까지

합세하면 천하무적이 되는 듯이 보인다


보는 이 없고 어둑해진

해질 무렵 

땅거미가 기울어가는 시간이 도래할 쯤이면

하나둘씩 배고픈 승냥이 때들이

거리를 어슬렁어슬렁 거리며

야식의 포획 거리를 누비는 포식자가 된다


머뭇거리지 않는 

자유가 내게 도래했다

밤하늘 올려다볼 찰나에

구름이 덮쳐와


어느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는

늑대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오면

호각 불어오는 소리가

우리들 피난처의 신호탄을 울린다


깜깜한 한밤중

아직도 눈빛만 살아 요동치고

고요한 밤 숲길에 숨죽이며 지켜본


움직일 때 숨소리도 안돼

움직일 때는 천히 천천히

깨금발이 되어야 해


너와 나는 평행선

다음 날 동이 트는 골목에

밤샘 숨바꼭질의 행렬로 이어간다



2024.7.24 치악동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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