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다 보면

- 마음 닿는 곳이 그곳이라오

by 갈대의 철학

살아가다 보면

- 마음 닿는 곳이 그곳이라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하늘을 감싸는 구름은

하늘 가린 두 손바닥의 일을 모르고

태양의 그늘 아래 쉼터는

늘 초목(樵牧)인의 세상을 꿈꾼다


눈부신 햇살에 두 눈 멀어져 가는

일찌감치 등짝을 저버린 태양의 후예들


암울한 미래에 대한 희망의 불씨에

가식적인 마음도 품을 수 있는

가슴 한편은 늘 열어두도록 하자


가을바람 불어오는 언덕으로 넘어서 가보자

그곳에 털어진

볍씨 잎새에 묻어난 배고픔은

아직도 버틸 수 있는 용기가

갸륵하다는 말로 위로를 벗 삼아 보자


흩어진 새들의 낙원에서 모이가 될

곡창이 무르익어 가지 않아도 좋다는

신념 하나로 일관되어 온 삶에


허술한 성채가 언제 무너질지 모를

성곽을 지키는 수문장에게

말을 아끼지 않아도 되는 위로의 말로

운명의 장난을 또한 믿지 말자


이곳으로 떠나온

이 황량한 들녘에 남을 것이 있다고

그 대신에 적막함을 채울 수 있는

빈자리 하나 못다 채워 남아있는

그리움 한 점에 노래를 부를 수 있어야 한다


이듬해 따뜻한 봄날에

다시 나락 볍씨에 싹이 터서

그 언덕 위를

넘나드는 이에게 살아가노라면


한 마음에 기다림이 되어주어도 좋고

한 세상에 저버리지 않는

마음 한 두 개 정도는

늘 시린 마음을 지니며 달랠 수 있는

그리움의 대상이 되어보도록 하자

2021.10.26 치악 금대리 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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