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삼월이라 부르기엔

- 그 긴 겨울이 허락하지 않아도 괜찮아

by 갈대의 철학

춘삼월이라 부르기엔

- 그 긴 겨울이 허락하지 않아도 괜찮아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새벽 찬서리 맞으며

집을 나서니

춘삼월이 시작되었다고


봄기운 마음에

봄 마실 나온 이른 아침

새들의 지저귐 박이에

뿔난 새 한 마리가 나에게 다가와

어제와 다른 소리를 들려주었다


봄은 나에게 있어

너에게로 다시 찾아온

잊히지 않는

한 마리 파랑새가 되고

저 창공에 노니는

새들의 자유에서 찾았음이다


살짝 뿌려진 봄비 아닌

봄을 맞이하기까지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맺힌 물방울이

밤새 얼어있지 않았다


봄은 이렇게

떠오른 햇살에

그 겨우내 몸살 앓이 하듯

타올라야 한다


수줍게 빛나는 옥구슬이처럼

내게로 해맑게 빛나던

그렇게 뜨겁지도 차갑지도 아니한

새하얀 치아를 보이며 웃어주던

네 모습과 닮았다


긴 겨우내

치악재와 남대봉 사이를 오가던

태양의 햇살은


겨우내 봄을 맞이할 채비에

어엿한 청춘의 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겨울의 바턴을 이어받아온

역사의 산물도 아닌


인고의 잉태를 견뎌온

내 지나온 태초의 진공이 된

어머니의 산고의 마음이

내가 그토록 기다려온 봄이다


치악산 향로봉에

떠오른 태양이

황도의 길을 떠나온 이유를


네게서 물오른

물 봉긋 수줍음을 말함이

나에게로 향한

햇살이 손짓을 하면


이미 봄의 햇살은

나의 폐 속 깊숙이 침투해

삶의 희망에 터전을 일궈놓는다



2022.3.1 치악 금대 트래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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