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스케치

- 내 인생의 도화지

by 갈대의 철학

내 인생의 스케치

- 내 인생의 도화지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삼시세끼 해 먹을


논 밭 때 기만 있으면


나는 좋으리



오손도손 알콩달콩


지지고 볶는 소리에


하루의 해가


어떻게 떠오르고 지는지를


모르며 살고 싶어라



별들이 깨어나지 않을


새벽녘에 타닥타닥


아궁이에 군불 때는 소리에


아직까지


밤새 식지 않은 열정이 녹은


이른 여명의 마음이 되어 살고 싶어라



아침 기상나팔소리에


대장이 꿈틀 할 수 있는


잔소리가 있었어 좋고



소 여물통에 쇠죽 끊이랴


새끼 송아지 보금자리 털어주고


어미 소에게 오늘 밭일 논일


잘 부탁 하노라 등짝 밀어주고



저녁엔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굴뚝에


따뜻한 아랫목에 구수하게 익어가는


약주 한 사발과



오래 묵은 장독대에 퍼온 된장에


구들장에 끓어오르는


구수한 된장찌개와



저녁에 마무리하며 돌아온


문밖에 개 짖는 소리에


보석 같은 여편네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면


나는 더 원 없이 좋으리



뒷산 오르락내리락 에


장작 주섬주섬 모아 지게에 싣고


감자 캐어 장작불에 구워


그대와 단둘이


앞산 개울목에 함께 멱을 감으며



단 하루를 살아도


하루를 마감할 수 있는 여유와


내 인생의 전부를 걸 수 있는 자조와


그대 곁에 다시 태어나는 풀잎과 같이


작은 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그러한 소소한 삶을 살고 싶어라


2022.5.1 치악 금대 트래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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